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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심취해서 보고 있는 드라마 추노에서 보면,

송태하(오지호)가 땡중(이대연)을 처음 만나는 장면에서

초면에 하대를 하는 모습이 보인다.


과거야 양반이며 훈련원 무관의 신분이었지만, 지금은 도망노비 주제에 말이다.


저 당시에 승려의 신분과 사회적 대우를 반영하는 모습일 수 있다.


승려라는게 노비급 아니 그 이하의 취급을 받기도 하였다. 거의 관노정도의 사회적 지위라고

보면 된다.


관련 그림을 찾을 수 없어서 첨부를 못하는데, 몇년전에 본 조선시대의 그림중에 어떤 양반네가

금강산 유람을 하는데 금강산 일대의 사찰에서 중들을 징발하여 중들이 그 양반의 가마를 메고

금강산을 오르고, 절의 곡식을 대어 밥을 하는 그림이 있었다.


양반이나 벼슬아치 나부랭이들이 산천 유람을 할 때, 근처 사찰의 승려들을 사사로이 징발하여

가마를 매게 하였다. 걸어서 오르기도 힘든 그 산을, 관리 나부랭이들 행차할때마다 가마를

매었던게 승려의 신분이었다.


철철이 관청에서 요구하는 지물(紙物)등의 수공품을 만들어서 상납해야 하는게 사찰의 몫이었고,

항상 곡식이 부족하여 굶기가 다반사였으며, 탁발을 나가서도 저자거리에서 행패나 당하지 않으면

다행인게 승려의 처지였었다.


명종시절의 보우, 임란시의 휴정, 유정.....등의 사례는 극히 이례적일 뿐이다.



그렇지만, 모두들 아시다시피 추노의 배경시절에서 300여년만 거슬러 올라가더라도 불교가

국교이었으며, 왕자가 머리를 깎고 승려가 되기도 하던 시절이었다.


부와 권력이 사찰과 중에게 집중되기도 하였다.


고려말의 불교의 폐해를 크게 느낀 신진사대부 세력이 유교중심의 조선을 세우면서 불교의 위치는

바닥을 치고, 저런 신세로까지 떨어지는데 수천년이 걸린것도 아니었다.


이렇게 격변하게 된 이유에는 물론 권력의 향배와 지도층의 의지가 가장 큰 이유였겠지만,

폐해를 절감하는 일반 민중 다수의 동의와 협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얼마전 전두환 팔순잔치에 참석한 인사(라고 쓰고 개색희라고 읽는다)들 명단의 가장 첫 머리에

조용기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80년대 초반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떠올릴 수 있을지 모르겠다.


80년대 초반 일요일 아침 공중파 TV(KBS?)에서 여의도 순복음교회 예배장면을 방송한적이 있다.

근 1년정도 매주 일요일마다 방송한걸로 기억하는데......


거기에 지금보다 훨씬 쌩쌩하던 시절의 조용기 목사가 열변을 토하면서 "믿쑵니까?" "믿쌉니다"등의

도대체 어느 동네 사투리인지, 어느나라 억양인지 모르는 이상한 억양으로 특유의 강론을 하고 있었다.

-"믿쑵니까? "믿쌉네다"등의 유행어는 MB가 아니라 조용기 목사가 원천기술을 가지고 있다.



세상에나, 우리나라가 개신교 신정국가도 아니고 공중파 TV에서 매주 일요일 아침 특정 교회의

예배장면을 방송했다는게 믿겨지는가?


그때는 그런 시절이었다.


전두환이 총칼을 앞세워 집권했을 때, 가장 먼저 "구국기도회"니 뭐니 하면서 전두환에 줄을 댄게

개신교 보수층 목사중에서도 조용기가 가장 발이 빨랐던것 같다.


이 시기를 전환점으로 하여 그 당시까지 보수 개신교층에서 약간 이단시되던 순복음 교회가

개신교 주류층으로 편입되는 계기가 되었다.


지금 한국의 개신교 위세가 하늘을 찌른다.


그렇지만, 나는 항상 생각한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달도 차면 기운다.....

사람의 생각이나 믿음이 영원할 것 같지만, 어쩌면 산천의 변화보다 더 쉽게 변하는게 사람의 의식과

사회풍조일지 모른다.



추노의 시절부터 딱 300년전 불교의 모습이 오버랩된다.





※개뿔 아는것도 없으면서 별다른 자료도 찾아보지 않고 역사적 사실을 들먹일때마다 어디선가

   노퐁이 나타날까봐 두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