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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흔한 김해金씨도, 경주金씨도 아니고 박혁거세의 朴씨도 아니고......

고주몽의 高씨도 아니고, 王씨도 아니고, 전주 李씨도 아닙니다.


영월을 본관으로 하는 辛씨입니다.


신씨는 보통 발음이 같은 평산을 본관으로 하는 申씨가 훨씬 많습니다.


辛씨는 보통 辛라면 때문에 많이 익숙한 글자인데, 롯데가문의 영산 辛씨는

영월 辛씨와 한 뿌리입니다.


그럼, 辛씨가 어떻게 왕족이냐?


고려 공민왕때의 요승이라 불리우는 '신돈'을 기억하실겁니다. 이 냥반이 우리 조상입니다.


신돈은 반원정책의 개혁정치를 펴던 공민왕의 총애를 받아 정치 전반에 걸쳐 전권을 행사하게 됩니다.

그리고, 노국공주 사후 실의에 빠진 공민왕에게 '반야'라는 여자를 소개시켜주어 공민왕과 반야

사이에 우왕, 창왕등을 낳게 됩니다.


나중에 위화도 회군후에 이성계 일파는 우왕과 창왕은 실은 공민왕의 후손이 아니라

신돈의 씨였다는 설을 퍼뜨리게 됩니다. 정권의 정통성을 침해하고 역성혁명의 토대를

다지는 일이었겠지요.


일단, 이성계쪽의 주장대로라면 한때나마 辛씨 핏줄이 왕좌에 앉은 셈이 됩니다. 저는 왕의 후손입니다.


궁색한 논리지요?


그렇지만...


전 인구의 10%를 차지하고, 갑오경장 이후에 너도나도 족보 사서 성씨 갖추고 양반입네

하던 시절에 우후죽순 생긴 그런 성씨에 비하면야......소수의 자손들이 집성촌을 이루며

이어져 내려온 이쪽이 훨씬 그럴듯 해 보입니다.



삼국지에서 유비가 황숙임을 내세우고, 고주몽이 알에서 태어나고, 궁예가 신라왕자 출신이고...

새 왕조를 세우다보면 그럴듯하게 신분을 각색하는게 원래 왕조의 행태입니다.


현대에 와서는 솔방울로 수류탄을 만들고, 나뭇잎을 타고 대동강을 건너는 신화를 써 내려가려

하지요.



자신의 가문과 신분을 그럴듯하게 만들고 싶은 마음, 독재자의 특성입니다.


그렇다고 해서......이덕쇠라는 누가 봐도 노비냄새 풀풀나는 이름을 가진 자신의 아버지를 그럭저럭한

전통적인 유교풍을 이어받은 양반이었다고 각색하는 것도 모자라......


마눌까지 전국에 400만명이 넘는 왕족의 일족으로 꾸미고 싶은 마음이 드나 봅니다.


21세기에 수천년을 거슬러올라가 억지로 결부시켜서 왕족입네 하고 싶었습니까?


내가 그리고 우리가 우리의 대통령을 부끄러워 하는 것은 그 출신이 천해서가 아니라, 그 사고방식이

너무나 천박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