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김승현] 지난 9월 공기업 비리 수사를 위해 한국토지공사의 간부 집을 압수수색하던 검찰 수사관들은 혀를 찼다. 뇌물 수수 의혹을 받던 전 행복중심복합도시 건설이사 유모씨의 안방 침대 밑에서 2100만원어치의 백화점 상품권과 고가의 양복 티켓 뭉치를 발견한 것. 유씨는 아파트 인·허가를 명목으로 3100만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토지공사 사장의 아들도 구속기소됐다. 그는 아버지의 직위를 이용해 업체로부터 공사 수주 대가로 4500여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또 투자를 위한 대출 청탁과 함께 16억원을 받은 혐의로 군인공제회 이사장의 아들 김모씨를 구속기소했다.

공기업 임직원들의 비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임직원들의 가족까지 각종 이권에 개입하는 등 비리 수법도 진화하고 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17일 공기업 30여 곳의 비리를 적발해 최고경영자(CEO) 등 82명을 구속기소하고 168명을 불구속기소했다. 중수부 최재경 수사기획관은 “지난 5월부터 시작된 공기업 수사에서 CEO부터 말단 직원에 이르기까지 부정과 비리가 만연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자산 규모로 ‘톱4’ 공기업인 한국전력공사·대한주택공사·한국도로공사·한국토지공사에서 모두 비리가 확인됐다. 한전은 자회사인 한국중부발전 정장섭 전 사장이 공사 수주 청탁과 함께 1억여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주공은 우회도로 설계 변경이나 아파트 재개발 공사 청탁과 관련해 수천만∼수억원을 받은 사업단장·전문위원 등이 적발됐다. 도로공사에선 공사 발주와 관련해 1인당 300만원의 호화 여행을 다녀온 직원들이 구속기소됐다.

공기업 비리 유형은 공사 및 납품발주 관련 비리가 가장 많았다. 에너지 업체인 케너텍의 경우 금품 로비를 벌였던 한국중부발전·강원랜드·포스코건설·군인공제회로부터 4년간 1700여억원의 공사 수주 또는 자금 지원 혜택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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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서 공기업이 좋은 건가 봅니다 십장생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