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 보셨쎄여?] <지젝의 기묘한 영화 강의> 보셨나요?
- 작성일
- 08-11-30 21:11
슬라보예 지젝. 현재 철학계의 슈퍼스타와 같은 존재지요.
이 양반의 특징은 구조주의로 대변되는 탈주체철학에 대응해서 새로운 주체철학을 전개하는데 있습니다.
그래서 구조주의자들이 기각시켰던 주체론자들. 지젝은 그 중에서도 특히 헤겔에 주목합니다.
그리고 헤겔을 새롭게 읽는 방식으로 정신분석학자인 라캉을 끌어들이지요. 사람들 중에는 지젝을 그저 라캉을 쉽게 풀이해주는 철학자 정도로
평가 절하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것은 아닙니다. 지젝은 라캉이 결여하고 있는 정치철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즉 실천하는 철학자인 셈이지요. 그가 대통령에 출마했다는 점과 최근에 그의 관심이 레닌에 촛점에 맞추어져 있다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제게 흥미로운 건 자신의 사유를 전개하기 위해 대중문화 특히 헐리우드 영화를 끌어들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의 대부분의 저서에는 영화에 대한 이야기가 끊임 없이 나옵니다. '아니! 이 양반 공부는 안하고 영화만 봤나' 할 정도지요. 그리고 그의 영화보는 눈은 상당히 날카롭습니다. 정확히 맥을 짚어낼 뿐만 아니라 감독마저 모르고 있었던 부분들을 헤집어 내는 눈을 가지고 있습니다(다만 그에 대해 무조선 신뢰하는 건 좋지 않습니다. 때에 따라서 영화 내용을 자신의 논지를 강화하기 위해서 왜곡하기도 합니다. 영화에는 없는 장면인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그런 장면이 있는 것처럼 이야기를 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요즘 우리 나라에도 지젝의 붐이 불어서 영화학도들이 이 분의 책을 많이 끼고 살더군요. 걱정되는 점은 지젝의 영화보기는 지젝이 자신의 철학을 전개해 나갈 때 유효한 것이고 거기에 의의가 있는 것인데.. 지젝 책 몇권을 읽고 지젝/라깡 식으로 영화를 보려고만 하는 얼치기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참조로 하되 지나치게 빠지지는 말자는 말입니다. 한번 생각해보세요. 영화 리뷰를 보는데 상상계, 상징계, 실재계, 떠다니는 기표, 오브제 쁘띠 아... 이런 것들만 잔뜩 나오면 짜증 나지 않을까요?
암튼 오늘 소개할 영화는 지젝에 대해 관심이 있으신 분들에게 소개하는 영화입니다.
예전에 엠팍에서 이런 영화가 있다는 소개를 한 적이 있었지요. 그런데 이 영화가 한글 자막이 입혀져 돌고 있더군요
네이버에서도 바로 볼 수 있답니다.
놀라운 건 슬로베니아어인 줄로만 알았던 지젝의 말이... 영어였더군요. TT
저도 아직 다 보진 않았지만.. (사실 끝부분만 살짝 봤음)
번역이 어쩔지 상당이 의문이 갑니다. 번역하신 분이 지젝이 사용하는 철학과 정신분석학의 개념(특히 라캉)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한 건지..
뒷 부분을 본 것만으로도 그렇지 못한 것 같네요.
이 영화를 제대로 볼려면 아마 지젝의 영화와 관련된 저서, <삐딱하게 보기>, <항상 라캉에 대해 알고 싶었지만 감히 히치콕에게 물어보지 못한 것>, <당신의 징후를 즐겨라> 같은 책을 보면서 봐야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책들이 그렇게 부드럽게 읽히지는 않습니다. 번역도 번역이지만.. 현대 철학과 정신분석학 그리고 대중문화에 대한 배경지식을 요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한번 빨려들면 쉽게 놓치 못하는 매력이 있는 책이기도 합니다.
감독 소피 피엔스 | 2006년 | 영국 | 150분 | 다큐멘터리
세계적인 정신분석학자 슬라보예 지젝의 영화사 강의가 영상으로 펼쳐진다.
지젝은 라캉의 정신분석학을 기초로 심리학, 철학, 영화학 등 전방위로 영역을 넘나들며 왕성한 저술활동을 펼친 이 시대 최고의 석학이다.
한국에서 번역된 <당신의 징후를 즐겨라: 할리우드의 정신분석> <항상 라캉에 대해 알고 싶었지만 감히 히치콕에게 물어보지 못한 모든 것>에서 영화에 대한 만만치 않은 이론을 펼쳐낸 바 있다.
소피 피엔스 감독은 <지젝의 기묘한 영화강의>라는 다큐멘터리를 통해 지젝이 펴낸 영화이론서들을 영화 속 장면과 함께 설명한다.
지젝이 책에서 언급했던 히치콕 감독의 <새> <사이코>, 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멀홀랜드 드라이브>에 대한 분석이 영상과 함께 설명돼 이해도를 높인다.
피터 그리너웨이 감독의 아트 디렉터로 일했던 소피 피엔스 감독은 이 영화에서 단순히 지젝의 영화사 강의를 돕는 것에서 나아가 지젝을 비롯한 영화학자들이 시도한 정신분석학적 영화분석 방법이 현대영화사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탐구한다.
이 양반의 특징은 구조주의로 대변되는 탈주체철학에 대응해서 새로운 주체철학을 전개하는데 있습니다.
그래서 구조주의자들이 기각시켰던 주체론자들. 지젝은 그 중에서도 특히 헤겔에 주목합니다.
그리고 헤겔을 새롭게 읽는 방식으로 정신분석학자인 라캉을 끌어들이지요. 사람들 중에는 지젝을 그저 라캉을 쉽게 풀이해주는 철학자 정도로
평가 절하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것은 아닙니다. 지젝은 라캉이 결여하고 있는 정치철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즉 실천하는 철학자인 셈이지요. 그가 대통령에 출마했다는 점과 최근에 그의 관심이 레닌에 촛점에 맞추어져 있다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제게 흥미로운 건 자신의 사유를 전개하기 위해 대중문화 특히 헐리우드 영화를 끌어들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의 대부분의 저서에는 영화에 대한 이야기가 끊임 없이 나옵니다. '아니! 이 양반 공부는 안하고 영화만 봤나' 할 정도지요. 그리고 그의 영화보는 눈은 상당히 날카롭습니다. 정확히 맥을 짚어낼 뿐만 아니라 감독마저 모르고 있었던 부분들을 헤집어 내는 눈을 가지고 있습니다(다만 그에 대해 무조선 신뢰하는 건 좋지 않습니다. 때에 따라서 영화 내용을 자신의 논지를 강화하기 위해서 왜곡하기도 합니다. 영화에는 없는 장면인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그런 장면이 있는 것처럼 이야기를 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요즘 우리 나라에도 지젝의 붐이 불어서 영화학도들이 이 분의 책을 많이 끼고 살더군요. 걱정되는 점은 지젝의 영화보기는 지젝이 자신의 철학을 전개해 나갈 때 유효한 것이고 거기에 의의가 있는 것인데.. 지젝 책 몇권을 읽고 지젝/라깡 식으로 영화를 보려고만 하는 얼치기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참조로 하되 지나치게 빠지지는 말자는 말입니다. 한번 생각해보세요. 영화 리뷰를 보는데 상상계, 상징계, 실재계, 떠다니는 기표, 오브제 쁘띠 아... 이런 것들만 잔뜩 나오면 짜증 나지 않을까요?
암튼 오늘 소개할 영화는 지젝에 대해 관심이 있으신 분들에게 소개하는 영화입니다.
예전에 엠팍에서 이런 영화가 있다는 소개를 한 적이 있었지요. 그런데 이 영화가 한글 자막이 입혀져 돌고 있더군요
네이버에서도 바로 볼 수 있답니다.
놀라운 건 슬로베니아어인 줄로만 알았던 지젝의 말이... 영어였더군요. TT
저도 아직 다 보진 않았지만.. (사실 끝부분만 살짝 봤음)
번역이 어쩔지 상당이 의문이 갑니다. 번역하신 분이 지젝이 사용하는 철학과 정신분석학의 개념(특히 라캉)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한 건지..
뒷 부분을 본 것만으로도 그렇지 못한 것 같네요.
이 영화를 제대로 볼려면 아마 지젝의 영화와 관련된 저서, <삐딱하게 보기>, <항상 라캉에 대해 알고 싶었지만 감히 히치콕에게 물어보지 못한 것>, <당신의 징후를 즐겨라> 같은 책을 보면서 봐야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책들이 그렇게 부드럽게 읽히지는 않습니다. 번역도 번역이지만.. 현대 철학과 정신분석학 그리고 대중문화에 대한 배경지식을 요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한번 빨려들면 쉽게 놓치 못하는 매력이 있는 책이기도 합니다.
감독 소피 피엔스 | 2006년 | 영국 | 150분 | 다큐멘터리
세계적인 정신분석학자 슬라보예 지젝의 영화사 강의가 영상으로 펼쳐진다.
지젝은 라캉의 정신분석학을 기초로 심리학, 철학, 영화학 등 전방위로 영역을 넘나들며 왕성한 저술활동을 펼친 이 시대 최고의 석학이다.
한국에서 번역된 <당신의 징후를 즐겨라: 할리우드의 정신분석> <항상 라캉에 대해 알고 싶었지만 감히 히치콕에게 물어보지 못한 모든 것>에서 영화에 대한 만만치 않은 이론을 펼쳐낸 바 있다.
소피 피엔스 감독은 <지젝의 기묘한 영화강의>라는 다큐멘터리를 통해 지젝이 펴낸 영화이론서들을 영화 속 장면과 함께 설명한다.
지젝이 책에서 언급했던 히치콕 감독의 <새> <사이코>, 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멀홀랜드 드라이브>에 대한 분석이 영상과 함께 설명돼 이해도를 높인다.
피터 그리너웨이 감독의 아트 디렉터로 일했던 소피 피엔스 감독은 이 영화에서 단순히 지젝의 영화사 강의를 돕는 것에서 나아가 지젝을 비롯한 영화학자들이 시도한 정신분석학적 영화분석 방법이 현대영화사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탐구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