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95년 생애 첫번개때의 안좋은 기억으로 오프모임을 의도적으로 피해왔었는데 같은 유부로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던 디쟈너님과 고등학교1년후배인 김플오님 두분하고는 꼭 인사를 나눠야겠다 마음먹고 아는사람 하나 없는 그곳을 찾아갔습니다.
원래 나대는 걸 좋아해 어제같은 자리는 술잔들고 왔다갔다 돌아다니는 스타일인데 낮에 친구 결혼식장에서의 전작이 있었던데다 그닥 주량이 높은 수준은 아니고, 무엇보다 초뻘쭘한 분위기가 이어져 '자제하고 한자리에 있자'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시간이 좀 지나도 뻘쭘함은 사그러들지 않아 음식을 먹기도 뭐하고 그렇다고 술을 잔뜩 먹기도 뭐해 여기저기 둘러보면서 분위기익히는데 1시간정도 소비했던 것 같습니다.
다행히 바로앞에 주처님께서 이것저것 챙겨주셨고, 썰렁했던 우리테이블에 Franky님이 피곤한 심신으로도 끝없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풀어내어 그냥 말없이 듣는 것만으로도 점차 마음이 풀어지더군요.

초뻘쭘기가 지나고 적응기를 마칠무렵 옆테이블에 혼자남아서 술을 자작하려던 The Q님을 챙겨드리는 여유가 생기고 Q님도 우리쪽 테이블에 합석한 후 Pitcher27님과 아름다운날에는님이 같이한 이후로는 굳어있던 기분이 풀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테이블을 뜨는순간 다른사람이 앉을 수 있고, 그렇게되면 난 어디로 가야하나?'하는 소심한 걱정은 어느새 잊어버린채 잠시잠깐씩 자리를 비우고 어제의 미션인 디쟈너님과 김플오님과 인사도 나눴습니다.
한명씩 소개하는 시간에 김플오님을 기억하고 있다가 뒷쪽에 자리잡고 있던 대인배님께 '김플오님이시죠?'라고 물어봐서 어이없게 만든점 사과드립니다. 어느분이 더 기분나쁠진 모르겠지만 두분의 분위기가 비슷하다고 느꼈거든요.

이후로 몇몇분 인사드렸습니다만 그즈음은 이미 자리 전체가 음주가무의 절정으로 치닫고 있었기에,
진지한 대화를 나누기에는 어려울 정도로 시끄러워서 "아. 정말 75년생이시라고요?"라는 질문을 받은 것 외에는 그다지 얘기를 나눈 기억이 없네요.
관심을 끌 사항이 저에게는 동안이란것 밖에 없었고 뭐 따지고 보면 신기할 정도까지의 동안은 아니기에 다들 곧 재미없어져버렸다...는 생각이 들어버린 것 같더라고요.
어쨌든 인사드리는 중에 테이블을 돌아다니다보니 자연스레 술이 과해졌고 첫모임부터 어디 쳐박혀 자거나, 안좋은 모습을 보일 수는 없었기에 서둘러 자리를 빠져나왔습니다만 결국 택시를 타고 난 이후에 정신의 끈을 놔버렸네요.

오프첫뉴비로서 참여자체에 고민도 많았지만 역시 나가길 잘했다라는 결론입니다.
다음번 정모나 번개에도 마눌님의 허락이 있는한 자주 참석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