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어제 지겹도록 보던 동해를,
만나 보았습니다.

제 키의 두 배 남짓한 무서운 파도가,
혀를 낼름거리며 차가운 물보라를,
토해내고 있었습니다.


넌 왜 그렇게 화를 내고 있니?


들었는지 못 들었는지,
바다는 계속해서 거센 파도만 쳐댈 뿐이었습니다.


얼굴로 들이닥친 바다의 분노를 맛보았습니다.
아니, 이건 분노가 아니라 슬픔이었습니다.
파도는 바다의 분노가 가득한 몸짓이 아니라,
절망 속에 흘리는 눈물이었습니다.


다시 물었습니다.
너는 왜 울고 있니?


그제서야 바다는 나즈막히 이야기합니다.


시작으로 갈 수가 없어.


어느 산등성이 샘에서 시작했는지도 알 수 없는,
바다의 생성,
바다는 그곳으로 회귀하고 싶었나 봅니다.


바다는 항상 뭍을 향해,
손짓을 합니다.

때로는 잔잔한 포옹으로,
때로는 격정적인 몸짓으로,

하지만 돌아갈 수 없는,
그의 슬픔만 커질 뿐.



눈 앞의 작은 바다,
내가 흘려 만든 바다는,
다시 돌이킬 수 없는 슬픔의 외화이며,
주워담을 수 없는 감정의 과잉입니다.


나는 그렇게 바다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