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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의 선승들이 열반에 들기 전에 자신의 살아생전 깨달음을 후세 사람에게 남기는 것을 열반송 또는 입적게라고 합니다.

일종의 유언이라고도 할 수 있지요.

사람들에 따라 느끼는 게 다르겠지만 저는 열반송을 주절 주절 길게 남기고 간 스님들을 보면 왠지 좀 내공이 약해보이더군요.

세상을 떠날 때 마지막으로 남기는 딱 한마디는 정말 카운터 펀치처럼 강렬한 것이어야 하는데 구구절절 긴 열반송은 힘빠진 쨉만 마구 날리는 것 같아 싱겁습니다.

걸레 스님으로 알려졌던 중광스님은 참으로 기인이었습니다.

붓으로 그림을 그릴 때는 화선지가 모자라서 그의 몸이 화선지가 되었습니다.

선화(禪畵)에서 파격을 구사하였던 그는 세상 사람의 눈에는 미치광이 중이었습니다.

절간의 주지승 배가 뒤룩뒤룩 살이쪄 있을 때 세상의 더러운 때를 닦아내는 걸레를 자처한 그는 어린 아이같은 사람이었습니다.


그에게는 이 세상의 삶도 잠시 지나가는 것이었을 뿐 집착의 대상이 아니었나 봅니다.

재밌게 놀려고 이 세상에 잠시 들렀는데 세상은 때가 묻어 재밌는 거는 별로 없고...

때를 옥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태반이라 같이 놀아 줄 사람도 없고...

날은 어두워 떠날 시간은 다 되었고..
 
그래서 입을 불쑥 내밀고 남긴 

그 분의 마지막 한마디.

"괜히 왔다 간다"

요즘 갈수록 세상 참 재미없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