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1.

솔직히 신경도 안 쓰고 있었는데, 누군가가 3월 3일이 삼겹살 데이라고 알려주었다.

그래 뭐, 오랜만에 고기도 먹고 기분도 내고 좋지- 란 생각에 퇴근길에 그언젠가 나를위해 꽃등심을 싸주던 그 정육점으로 향했다.

누구는 맛있는 거 사주는 선배도 있다고 하던데, 나는 현시창이라 그런 것도 없다. 제길슨...

아무튼, 같이 먹을 사람 없으니 동수하고나 같이 먹어야겟다 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보니까 왠지 힘이 없고 머리도 빙빙 도는 것이, 컨디션이 다운이 되어 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어제 먹은 것은 그 삼겹살 뿐. 속이 좋지가 않으니 연쇄적으로 여기저기가 힘이 빠지고 몸이 축축 쳐진다.

마치 숙취가 있는 것 처럼 말이지, 술은 조금도 먹지 않았는데, 왜 이럴까.

혹시 이러다가 콱, 각혈을 하는 건....?

갑자기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당분간 삼겹살은 무서워서 못먹겠다.

당분간 뜨거운 안녕, 삼겹살아.


2.

얼마 전, 핸드폰이 먹통이 되었더랬다. 핸드폰이 안테나도 잘 못 잡고 이러더니 결국은 그 수명을 다 하시는 것 같았다.

그래서 핸드폰을 새로 사기 위해 며칠동안 먹통 상태로 살았다.

그런데, 핸드폰이 없으니까 정말 불편한 일이 한두가지가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대체 이 핸드폰이라는 물건 없이 살았던 적이 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신촌에서 약속이 있어서 도착해서 공중전화를 찾으니, 공중전화박스는 세상에 다 사라져 버렸는지 보이질 않고,

스쳐가는 대학생들 한 가운데서 이리 뛰고 저리 뛰고를 반복.

핸드폰이 없었던 인생을 살기는 했던걸까?


3.

그런데, 어제 핸드폰을 켜 보니 이 녀석이 또 제대로 구동이 되는 것이 아닌가.

허어...잠시 휴식을 취했던 것이었을까? 라는 생각도 했지만, 그래도 수명을 다 하고 있는 것 같아서 핸드폰을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중고시장은 물론, 여러 루트로 디자인도 이쁘고 괜춘헌 녀석으로 바꾸려고 이리저리 둘러봤는데,

딱 마음에 드는 녀석을 박스풀셋으로 그렇게 비싸지 않은 가격에 파는 사람이 나타났다.

그래서 거래를 결정.

그런데....

오늘 갑자기 그 분께옵서 '공기계인 줄 알았더니 작은 문제가 생겼다, 대리점에서 알아보고 내일 연락드리겠다'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아놔...갑자기 모든 것이 귀찮아졌다.

그냥 이 녀석 계속 써야하나;;

에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