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1.

난 한번도 본인의 나이가 많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베팍에도 그렇고 어딜 가든지 이제는 나보다 나이 많은 형님들이 많이 계시기 때문에, 어딜 가서 나이 많다는 이야기를

갖다 붙일 수가 없는 환경이 된 것이다.

그런데 얼마 전, 소개팅 제의가 들어왔더랬다.

상대는 26세의 자기 동아리 후배라고 한다.

난 사실 별로 관심이 없어서 듣는 둥 마는 둥 하고 별 소리를 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때 다른 일에 집중을 하고 있어서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하지 못하고 어영부영 넘겼더랬다.

그리고 며칠 후, 소개팅을 제의한 동생이 다시 말을 걸어왔다.

"형, 그 소개팅 있잖아요?"

"...소개팅? 아아, 그거~"

"네, 안 될 것 같아요."

....아니 뭐, 할 생각도 없었고 까먹고 있었기때문에 되든 안 되든 관심은 없는데, 갑자기 안 될것 같다니까 그 이유가 궁금했다.

해서...

"왜?"

했더니 이 녀석 曰-

"그 아이가 형 나이가 너무 많데요. 6살 차이는 삼촌이래요."

......갑자기 기분이 나빠졌다.


2.

어제 신촌에서 삼화고속을 타고 집에 들어왔다.

한번에 우리 집 근처까지 오는, 아주 유용한 삼화고속 버스, 은근히 시간도 그리 길게 걸리지 않는다.

그런데, 두 자리가 비어 있는 곳에 앉아서 가고 있는데, 한 긴 생머리의 꽤나 이쁘게 생기신 아가씨께옵서 자리에 앉는 것이었다.

그렇게 삼화고속은 다리를 건너 인천으로 향하고 있는데..

피곤해서 눈을 감고 음악을 들으면서 가고 있는데, 어디서 자꾸만 구린 내음이 나는 것이 아닌가.

신기한 것은, 그 아가씨가 뭔가 비비적대면 이 구린 냄새가 시작된다는 것이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아하, 방구를 끼고 있는데 소리가 나지 않기 위해 조절을 하는 것이었더랬다.

그런데 타이트한 치마를 입고 있었던 이 분...그 예의 조절(?)이 쉽지 않았나 보다.

그리고 잠시 후, 버스 안을 뒤흔드는, 이어폰을 꽂고 있는 내 귀 속을 날카롭게 파고드는

'뿌웅'이라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차 실수, 조절에 실패를 했나보다.

순간 버스 안은 정적...

그리고 눈을 감고 팔짱을 끼고 자는 척을 하던 이 아가씨, '우우음...'이라는 소리와 함께 잠꼬대를 하는 척을 하고 있다.

...옆에 있는 나는 고역이 따로 없었다.

아놔, 근데 뭘 잡쉈길래 이리 고약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