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1.

오늘은 간만에 일찍 퇴근을 했다. 야구를 회사에서 봐야하나, 오늘도 야근인가, 하고 한탄을 하고 있다가,

갑자기 실장님이 일찍 들어가시는 바람에 기사 하나를 일찍 마무리하고 후닥닥 들어왔다.

들어오니 3회 정도.

야구도 이겼고, 청소도 하고 집도 치워서 나름 기분이 좋다.

왠지 뽀송뽀송한 느낌이랄까-

이런 망중한을 느껴본 것이 정말 얼마만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보니까 칼퇴근을 하여 집에서 여유를 느껴본 것이 정말 오랜만이라는 생각을 하니, 왜 요새 그렇게 바빴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저런 약속때문에 바쁘기도 했지만, 비상경영이라는 목하에 요즘에는 무조건 거의 야근을 했던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고 하겠다.

요즘 매일 듣는 말은, 경제가 어렵다라는 것과 다른 회사는 매일 12시, 1시에 퇴근한데요- 라는 말이다.

물론 고통분담이라는 건 어느 정도는 필요하다.

하지만 난 열심히 일했는데, 내가 그런 것도 아닌데 왜 붙잡혀서(그것도 오늘 할 일 다 했는데) 일을 더 해야 한다는 거냐- 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다른 사람들이 12시, 1시에 퇴근한다고 해서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한다는 법은 없다.

열심히 하자는 이야기는 좋지만, 특별한 의욕이 생기지도 않는데 그것을 강요받는 것 또한 고통스러운 것 또한 고역이다.

아이고 뒷골이야, 내일은 몇시에 퇴근하려나.


2.

핸드폰 번호를 바꾼 지 한 3달 정도 된 것 같다.

핸드폰 번호를 바꿨는데, 헤어진 전 여자친구한테 바뀐 핸드폰 번호를 알려줄 리는 없지 않은가?

그런데, 어떻게 내 전화번호를 알았는지, 연락이 왔다.

꿈에나 나올법한, 지금 눈을 감으면 선명하게 뇌리에 각인될 그 전화번호.

받지 않앗다.

그리고 화를 냈다. 혼자서,

잘 살고 있어, 싸이의 노래 중 한 구절처럼 '나 이제 다른사람 만나러가요, 새로운 사랑이 오려나봐요'라는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지.

연락하지 마, 제발. 그 전화번호를

다시 한 번 내 머리속에  각인시키지 마-

라고 말이다.

잠이, 오려나 모르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