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갑자기 옛날 생각이 나서 옜날 일 한번 주절거려 봅니다
------------------------------------------------------------------------

내가 수능시험을 처음 본 건 98년이었다  

98년에 난 고등학교 졸업 후에 일했었던 가스배달일을 시작했었다

간단히 말하자면 난 고퇴에 가진 기술도 변변하지 않은 , 가진 건 몸밖에 없었다

게다가 아버지수입으론 좀 모잘라서 동생도 고등학교 졸업 후 계속 공장에 다니면서

거의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었기에 동생이 군대가기 전에 마땅히 할 일을 찾아야 햇기 때문이다 

가스배달은 별 거 없다 트럭운전만 날렵하게 잘하면 되고 힘만 세면 된다  가스배달엔 뇌가 필요없다

어깨에 가스를 메고 교환만 해주면 된다 간혹 기술적인 부분이 필요하긴 했지만~~

일은 열심히 했고 사장님이 잘 봐주셔서 월급도 괜찮았다

한 5년 더 일해서 나도 가스가게나 차려볼까 생각했었다

그러다가 옆 가게인 부동산에 경리를 보던 아가씨와 알게 되었다 
 

울 사장님과 부동산가게 사장님이 좀 친했기 때문에 자연히 나와 그 아가씨도 자연히 안면트고 지내게 되었다

개뿔도 없는 내가 처음부터 연애할려고 생각했던 건 아니었다

집안형편이 좋지 못했기에 어떻게든 나도 조그마한 구멍가게 하나 차릴 돈 정도 마련하고 싶었으니 연애는 언감생심 꿈도 못 꿀 일이지~

그녀는 나보다 3살이 적었다 그리고 여상을 나왔지만 공부를 하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첨엔 공인중개사 자격증이라도 공부하나 싶었다 가끔 부동산에 들릴 때면 항상 뭔가를 보면서 중얼거리곤 했었으니까

사실 그런 모습이 끌린 것 사실이다

이쁜 여자들은 늘 이쁜 옷과 화장품 따위에만 관심이 있는 줄 알았으니까~
 
내가 중학교때부터 고등학교 짤릴 때까지 어울리곤 했던 여상계집애들은 다들 그랬으니까

어느 토요일 배달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그녀가 아주 황급하게 뛰어가는 게 보였다

어디 가냐고 물어보니까 학원에 간단다~~ 괜히 대견스러운 맘이 들어서 태워주겠다고 했다

난 공인중개사학원인 줄 알았더니만 그게 아니다 직장인입시반에 다니는 중이란다

그녀는 일을 할 때도 같이 회식하면서 술을 마실 때도 늘 말이 없었지만 트럭 옆에선 계속

재잘대더라~ 마치 새장에 갇혀있다가 빠져나온 앵무새마냥

사실 그 날 이후로 반해버렸다

공부가 너무 재미있지만 학원에 귀찮게 구는 아저씨들이 너무 많다면서 이뿐게 죄야

이러기도 하고~~ 학원에 친한 언니도 여럿 있다면서~~

오빠도 다닐래요 뭐 굳이 점수가 많이 안 나와도 사람도 만나고 하나하나 몰랐던 걸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그런데 학원비가 12만원 정도란다 교재비까지 하면 20만원이란다

너무 비싸다 그녀는 월급을 자기 혼자 다 쓰지만 난 대부분 집에 가져다 준다

1주일 간 고심 끝에 단과반을 같이 다니기로 했다 사실 난 오래 책상에 앉아있는 것이 체질상 맞지 않기도 하고 경제적인 부담이 적었기 때문이다

 

어찌됐든 98년 9월부터 난 태어나서 처음으로 학원이란 곳에 가보게 되었다

물론 공부보다는 그녀와 같이 다니는 것이 즐거웠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