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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의 화법은 한국의 국가 브랜드를 언급했지만 자신에 대해 자부심을 갖지 못하고 남의 눈을 통해 자기를 보는 전근대적인 사고방식을 반영하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죽창’ 발언을 통해 이 대통령의 언어 프레임으로 본 통치 스타일을 해석한 주장이 나와 흥미를 끌었다.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 교수는 20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변상욱입니다>에 출연, “자기나라 국민들이 어떤 의사표현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 외국 사람들이 우리를 어떻게 볼지 부끄럽다는 표현을 쓴 걸 보면 자신에 대한 자부심을 갖지 못하고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에 전전긍긍하는 우리 사회의 구시대적인 인물의 모습 그대로”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황 교수는 “일차적으로 대통령이 대한민국 국민들이 대한민국을 자랑스럽게 보는가의 문제에 대해 좀더 관심을 가지면 어떨까 한다”고 꼬집었다.

또한 일부 언론에서 ‘죽봉’이라고 조심스럽게 표현하는 부분에 대해 이 대통령이 ‘죽창’이라고 말한 것과 관련, “당신이 알고 있는 용어가 죽창밖에 없으니까 그렇게 나온 것”이라며 “대통령이 정부에 대해 반대되는 의사를 표현하거나 일련의 자기이익을 표현하는 집단 자체의 존재에 대해 절대적으로 거부감을 표현하는 의미에서 죽창이라는 단어를 아주 쉽게 연상하고 사용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금융기관을 금융회사라는 용어로 바꿀 것을 검토하라는 지시’에 대해서는 “대통령은 기관보다 회사가 편한 분”이라며 “당연히 회사생활을 오래 하셨으니까 회사원의 입장에서 세상을 보는 게 맞으니까 금융기관보다는 금융회사로 봐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황 교수는 “회사라는 것은 사적인 이익을 극대화하는 조직이고 기관이라는 것은 공적인 이익을 극대화하려고 노력하고 공공적인 의미를 더 갖고 있는 것”이라며 “그러니까 공공적인 개념보다는 사적 이익의 극대화에 대한 사고가 더 우선한다”고 해석했다.

4대강 살리기를 강조할 때 4대강이 죽었다는 전제가 깔린다고 하자 황 교수는 “대통령의 어법에는 항상 당신의 숨은 저의, 대개는 이런 걸 어떤 언어학적으로 프레임을 가지고 그것을 다른 사람을 설득하거나 끌고 가야 한다는 강박증이 작동한다고 할 수 있다”며 “당신의 뜻이 차라리 어떻다고 정확하게 사람들에게 알리고 그에 대해 갑론을박 중지를 모아가는 방식이 민주사회에 적절한 거지, 본인의 의도를 밑바탕에 깔고 있거나 감추면서 그것을 겉으로 드러나는 다른 미사여구를 동원하면서 어떤 용어를 선정해서 목적을 달성한다는 건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의 언어나 그에 비춰지는 사고의 프레임이 밑의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가에 대해 황 교수는 “그 틀에 갇힐 뿐만 아니라 대통령이 가진 프레임을 해석하려고 노력하게 된다”며 “당신이 하는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그 이면에 깔린 뜻을 끊임없이 해석하려다 과도한 행위가 일어나거나 실수가 일어날 가능성이 많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에게 자신 있게 설득하지 못하고 임시변통하는 측면을 보이거나 또는 전시행정적인 쇼를 하게 될 위험성이 상당히 높다”고 지적했다.

차라리 분명한 어투가 필요하다는 의미냐고 묻자 황 교수는 “대통령이 상당히 카리스마가 있는 우두머리 밑에서 오랫동안 조직생활을 했다”며 “대개 그런 조직 환경에서 살아남으려면 항상 그 우두머리가 얘기하는, 소위 말하는 회장님의 말씀을 다시 해석해야 하고 그 이면에 딸린 뜻을 가장 잘 캐치하는 자만이 그런 조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당신이 가장 잘하는 행태로 이미 굳어져 있기 때문에 당신이 가장 높은 자리에 있게 될 땐 당신도 모르게 그런 화법을 쓰고 행동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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