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1.

어제가 부부의날이라고 해서 생각해 보았다. 자꾸 이딴 날 좀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부부(夫婦)...

일심동체, 평생의 반려자, 영혼의 짝......


수 많은 수식어가 있겠지만, 가끔씩 생각해 보면 이 부부사이란게 가장 찌질한 사이라는 생각이 든다.



대한민국 남자로 태어나서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어느 곳에서 어느 누구를 만나더라도 적당한 매너와

체면으로 자신을 치장하게 마련이다. 자신의 약점과 찌질한 내면은 어느정도 감추게 마련이다.

그러다가, 가장 찌질하고, 가장 약하고, 저열하고, 너저분한 모습을.......인간 밑바닥의 우울한 본연을

살다보니 노출하는건 내 배우자 앞에서이다. 결혼에 돌입하기전에는 가장 멋있게 보이고 강한척 해

보이려고 했던 그 여자 앞에서 말이다.


아내들도 마찬가지다. 가장 유치하고, 지저분하고, 치사하고, 이기적인 모습을 보이는건 대부분 그의

배우자 앞에서다. 밖에서 갖은 고상을 떨다가 쌓인 스트레스와 발산되지 못한 내면의 찌질함을

그의 배우자 앞에서 내보이고 폭발시킨다.




부부(夫婦)....


서로의 치부를 다 알고 있고, 가장 찌질한 면을 보고 겪은 사이라는게 내 정의이다.


나는 너의 밑바닥을 알고 있다.








2.

옛날에 마누라 친구 노처녀와 내 친구 노총각을 소개팅 시켜주려 하면 마눌이 묻곤 했다.

예를 들면, 내 친구의 과거 여자 관계라던지......그럴때 난 한마디로 이걸 잘랐다.


"서른넘은 남자의 과거를 묻는것은, 판을 깨자는 짓이지, 그건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것과 마찬가지야"




마찬가지로 여친의 과거를 궁금해하는 남자들에게도 옆동네에서 본 이 말을 들려주고 싶다


"여친의 과거가 궁금해서 미치겠죠? 알고 나면 더 미칠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