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저는 비교적 자주 여기다가 "인생은 한 번 뿐이다" 이딴 얘기를 씁니다.

이제 벌써 2년 전이네요. 아무런 계기도 없이 잘 자다가 새벽에 벌떡

"나는 죽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당장 아픈게 아니라 결국 죽어야할 존재라는 자각이죠.

무언가 죽음을 옆에서 본다던가 간접적으로 겪은게 아닌 수면중에... 그것도 꿈을 꾼 것도 아닌 상태에서

갑자기 든 생각이었습니다.

그 때가 2월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해 8월 여름방학까지는 공부보다는 삶과 죽음에 대해서 참 많은 생각을 했네요.

원래 사춘기때에도 잠깐 했었지만 제가 스스로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을 인지하고 미뤄둔 고민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이제 제 자신이 감당할 수 있게 되었다는 판단이 들어서인지 스물 여덟이라는 나이에 뒤늦은 사춘기를 맞이했었네요.

지금도 종종 그런 생각을 합니다. 우주는 유한할지, 무한할지... 영혼이란 존재하는 것인지... 우주의 시작은 무엇이며 끝은 무엇일지...

나는 죽어서 어디로 가게 될지... 그런데 뭐 답 있나요? 죽어봐야 아는거지.

이제 12시가 지났으니 그저께가 되네요. 살면서 거의 처음으로 태어나길 잘했다라는 생각이 들었던 하루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여행에서의 기억을 가지고 몇달을 버틴다고들 하시잖아요.

저는 뇌구조가 좀 이상한 놈이라서 여행이라던가 경치라던가 그런 것을 통해서는 기쁨을 잘 못 느껴요.

그냥 직관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그 무엇을 얻을 때 기쁨을 느낍니다. 참 모호하게 쓰네요. 제가 제 자신의 감정을 모르기 때문이죠.

아뭏든 저는 30년만에 처음으로 태어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을 가졌습니다.

어쩌면 죽을 때까지 제가 왜 태어났는지도 모른 채, 존재 자체를 괴로워하며 살았을지도 몰랐을텐데 말이죠.

그냥 여기 계신 다른 분들도 어떤 경험을 통해서... 혹은 그냥 아무 계기가 없더라도 태어나길 잘했다라는 생각이 드는 삶을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그다지 기쁜 날도 별로 없고, 그렇다고 슬픈 날도 별로 없는 그냥 그저 그런 하루를 살아가는 놈입니다.

살면서 제일 소중한건 일상 아니겠습니까? 그냥 그저 그런 하루를 살아가기 위해 이만 자러 가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