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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물리학자가 이상적으로 계란을 삶는 방법에 대한 논문을 썼습니다. 그 논문의 시작은 "완벽한 구형인 계란이 있다면.... "이었습니다. 물리를 접해보지 않으신 분이시라면 이 유머는 별로 안웃깁니다. 이 유머의 포인트는 무수한 물리 교과서의 첫머리에 나와 있는 "이상적 상황"에 대한 가정입니다. 물리학에서는 수많은 요소들 중 통제 가능한 요소들 몇몇을 남겨 놓고,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이런 방법은 복잡한 이야기를 풀어가는 한 방법일 뿐입니다. 그런데 처음 물리를 배우는 학부생들은 이런 가정들을 세상의 모든 물리적 운동에 대입하여 논하기를 좋아하지요. 왜냐? 설명하기 편하니까요. 단순한 잣대로 한 가지 운동을 보면 설명하기 참 편합니다.

그런데 변수를 하나씩 늘려가기 시작하면 골치아파지기 시작합니다. 제가 고전 역학을 배울 때 교수님이 그러시더군요. 4차원계를 상상해보라고, 그런데 그걸 잘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알아서들 하게나 그러셨습니다. 뭐, 그래서 전 이틀간 상상해보고 도저히 생각이 나지 않아 물리 공부 포기했습니다.

그런데 물리학과 1학년 학부생들이 하는 실수들을 쉽게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상적 인간", "초인적 인간"을 가정하는 것입니다. 친인척 비리를 관리하지 못하였다. 부인이 시계를 받은 것을 알지 못했느냐? 그리고 그런 "이상적 인간"을 가정하고 그 기준에 부합하지 않으면 비판을 합니다. 그 것이 흠결이라 말합니다. 좋습니다. 그렇게 비판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건 단지 "이상적 인간"이라는 것이 존재할 때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뉴튼의 운동 방정식으로 세상을 설명할 수 없습니다. 오죽하면 어떤 물리학자가 죽으면서 "저 옆에 부는 작은 난기류의 운동방정식"을 알아 내고 싶다는 소원을 말하겠습니까? 이상적 인간을 두고 정치를 할 수 없습니다. 모든 비판이 이상적이지 못한 인간이었던 "노무현"에게 돌아갔습니다.

하지만 그건 불공정한 가정일 뿐입니다. 불공정합니다. 왜 이상적이못하다라는 것이 비판의 대상이어야 합니까? 왜 친인척이 비리를 저지르지 앉도록 사전에 관리하지 못했냐라는 비판은 왜 한 경기에서 모든 야수가 에러를 저지르지 못하게 하지 못했냐는 비판과 동일합니다. 밑에 "니가 없는 거리"라는 유저는 이러한 "무에러 경기를 만들지 못한 감독"을 비판하게 만드는 주범을 보지 못하고, 그 분위기에 흔들린 사람들을 욕하고 있습니다. 인과관계의 화살을 무시하는 것이지요. 또 한 유저는 "무에러 경기를 만들지 못한 감독"을 비판하게 만든 주범의 프레임안에 들어가 괜히 고고한 척 꼰대질 하고 있습니다.

웃기는 일이지요. "무에러 경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어떻게 하면 한 시즌 내내 에러 자체를 없앨까를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적게"하는 방향으로 갈 것인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한 경기가 끝난 후 감독을 비난하는 것? 그건 제대로 된 방법이 아니라, 덕아웃 위에서 감독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며 지치게 만드는 일입니다. 제대로 관조하고, 움직이는 것은 수비 연습을 어떻게 할 것인가? 선수들의 심리 상태를 어떻게 안정시킬 것인가? 그라운드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수비 포메이션을 발전시킬까? 등의 좀 더 구조적인 비판이 되어야 합니다.

이것을 다시 우리 정치 현실에 대입해보자면 우리의 정치 자금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떻게 이용되는지, 그리고 그 관리는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해 고민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 대다수의 사람 속에는 온통 구조적 문제는 외면하고 노무현 개인의 잘잘못에만 집중했었고, 그리되도록 조중동을 위시한 저열한 집단들은 유도하였습니다. 그리고 사실 노무현 대통령은 친인척 비리를 외면하거나, 축소하지 않았고, 단죄를 거부하지도 않았습니다. 돈과 권력이 있는 한 비위 문제 자체를 아예 없앨순 없습니다. 하지만 그 향후 대처에 따라 그 비위가 줄어들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한 번이라도 잘못된 길을 가셨던 가요? 아닙니다. 아니었습니다.

흥분해서 글을 썼습니다.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