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영화 평론가 한창호 선생과의 만남
- 작성일
- 09-06-02 00:12
몇주 동안 한창호 선생을 만나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봤습니다.
그의 글을 읽을 때부터 느꼈지만 직접 보니 선생은 르네상스인이었습니다.
문학과 음악 그리고 미술에 관한 해박한 지식은 껑충 큰 키에 마른 몸매 매부리코와 조화를 이루어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인을 연상시켰습니다.
6번의 만남을 통해 묻고 또 묻고 싶었던 영화와 미술에 대한 나의 궁금증들이 말끔히 해소되었다면 그건 거짓말일 것입니다.
오히려 더한 의문의 싹이 머리에서 스멀거렸습니다.
한창호 선생과의 만남을 통해 더 재미났던 것은 중앙일보 기자로 9년간 근무 경력으로 나오는 우리 나라 정치에 대한 코멘트였습니다.
이탈리아에서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후부터 TV를 잘보지 않았는데 유일하게 보는 것은 야구와 뉴스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최근 TV 뉴스는 국민 모두가 보는 뉴스가 아니라 청기와집의 한 사람을 위한 뉴스같아서 부화가 치밀더라는 말씀을 하더군요.
이런 뉴스를 만드는 것을 보면 방송이 국민을 무시하는 거란 생각이 들어서 술자리에서 열변을 토했다고 합니다.
그 술자리에는 저널리스트들이 많았는데 그 분들이 눈이 동그래지면서 이런 말을 하더라더군요.
"니... 아직도 뉴스 보냐??? "
한창호 선생에게도 노무현 대통령 서거가 충격이었는지 루키노 비스콘티 감독의 <레오파드>를 빌려서 말을 다음과 같은 말을 하더군요.
<레오파드>는 좌파 지식인이었던 비스콘디가 만든 영화지만 몰락하는 이탈리아 왕족을 다룬 영화다.
영화에서 성장하는 신흥 부르주아들이 왕족을 상원으로 편입시킬려고 하지만 자존심 강한 왕족은 "우리는 힘센 레오파드였는데 우리가 물러나니 이제 하이에나들이 설치는구나 "라고 냉소를 보낸다.
이 영화가 만들어졌을 때 구체제를 신봉하는 왕족의 입장에서 영화가 다루어진 것을 두고 언론에서 비스콘티 감독을 격렬하게 비판을 하자 비스콘티는 '나는 좌와 우라는 역사적 사실을 다루기 보다는 시대의 변화와 한 개인의 몰락 과정을 다루고 싶었다. 사람이 태어나면 물리적으로 태어날 뿐만 아니라 그 시대와 함께 태어난다. 마찬가지로 사람이 죽으면 물리적으로 죽을 뿐만 아니라 그 시대와 함께 죽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은 한 개인의 죽음이라기 보다는 그가 속한 시대의 죽음이다. 그리고 적어도 나는 노무현 대통령이 레오파드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가 죽고 난 뒤에는 하이에나, 아니 설치류가 지배하는 세상이 되었다.
순간 한선생님의 말이 뭉클하게 와 닿았습니다.
그의 글을 읽을 때부터 느꼈지만 직접 보니 선생은 르네상스인이었습니다.
문학과 음악 그리고 미술에 관한 해박한 지식은 껑충 큰 키에 마른 몸매 매부리코와 조화를 이루어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인을 연상시켰습니다.
6번의 만남을 통해 묻고 또 묻고 싶었던 영화와 미술에 대한 나의 궁금증들이 말끔히 해소되었다면 그건 거짓말일 것입니다.
오히려 더한 의문의 싹이 머리에서 스멀거렸습니다.
한창호 선생과의 만남을 통해 더 재미났던 것은 중앙일보 기자로 9년간 근무 경력으로 나오는 우리 나라 정치에 대한 코멘트였습니다.
이탈리아에서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후부터 TV를 잘보지 않았는데 유일하게 보는 것은 야구와 뉴스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최근 TV 뉴스는 국민 모두가 보는 뉴스가 아니라 청기와집의 한 사람을 위한 뉴스같아서 부화가 치밀더라는 말씀을 하더군요.
이런 뉴스를 만드는 것을 보면 방송이 국민을 무시하는 거란 생각이 들어서 술자리에서 열변을 토했다고 합니다.
그 술자리에는 저널리스트들이 많았는데 그 분들이 눈이 동그래지면서 이런 말을 하더라더군요.
"니... 아직도 뉴스 보냐??? "
한창호 선생에게도 노무현 대통령 서거가 충격이었는지 루키노 비스콘티 감독의 <레오파드>를 빌려서 말을 다음과 같은 말을 하더군요.
<레오파드>는 좌파 지식인이었던 비스콘디가 만든 영화지만 몰락하는 이탈리아 왕족을 다룬 영화다.
영화에서 성장하는 신흥 부르주아들이 왕족을 상원으로 편입시킬려고 하지만 자존심 강한 왕족은 "우리는 힘센 레오파드였는데 우리가 물러나니 이제 하이에나들이 설치는구나 "라고 냉소를 보낸다.
이 영화가 만들어졌을 때 구체제를 신봉하는 왕족의 입장에서 영화가 다루어진 것을 두고 언론에서 비스콘티 감독을 격렬하게 비판을 하자 비스콘티는 '나는 좌와 우라는 역사적 사실을 다루기 보다는 시대의 변화와 한 개인의 몰락 과정을 다루고 싶었다. 사람이 태어나면 물리적으로 태어날 뿐만 아니라 그 시대와 함께 태어난다. 마찬가지로 사람이 죽으면 물리적으로 죽을 뿐만 아니라 그 시대와 함께 죽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은 한 개인의 죽음이라기 보다는 그가 속한 시대의 죽음이다. 그리고 적어도 나는 노무현 대통령이 레오파드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가 죽고 난 뒤에는 하이에나, 아니 설치류가 지배하는 세상이 되었다.
순간 한선생님의 말이 뭉클하게 와 닿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