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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법이 드러난 장관 후보들을 공직에 앉히는 사회에서 연예인이 도박한 건 왜 그렇게 잡아먹을 듯이 떠들어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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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태 http://hook.hani.co.kr/blog/archives/12457/trackback -



며칠 전 요즘 제가 가지고 있는 궁금증을 표현한 글속에 신정환에 관한 도박중독 사건에서 미디어나 인터넷 소식통들이 유독 사회적 책임보다 개인적 책임을 전가하는 모양새가 궁금했습니다. 정운태 기자의 글속에서 정답은 아니더라도 참고 답안은 될 꺼리를 습득한 기분이 드네요.


우리 일상 속 중독의 굴레는 벗어나기 힘듭니다.  알콜중독, 주식및 부동산 투기 중독, 약물중독, 쇼핑중독, 인터넷중독, 그리고 도박 중독의 형태는 합법을 가장하고 사회적 조장행위도 한 몫하는 터라 쉽게 자기 파괴적 행위와 결과로 빠져듦을 부정하지도 자각하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저를 포함하여 여러분들 중 한달에 술을 얼마나 드시며 술로 인한 실수를 범할 걸 알면서도 이 번만은 조절하겠지라는 생각 없었는지.
저를 포함하여 여러분들 중 주식,부동산, 로또 등 투자라 여기지만 그 결과에 대해 속상해하고 다시 한 번만, 이 번만이라는 생각 없었는지.
저를 포함하여 여러분들 중 담배나 인터넷 중독에 대한 해악을 알면서도  습관처럼 행하고 그 결과에 대해 합리화하려는 시도 없었는지.
저의 입장에서 말한다면 자신있게 NO라고 대답할 순 없네요. 

그렇다면 결과 노출이 나와 달리 정도를 벗어났고 그 피해가 크다고 판단하여 그 당사자에 대한 온갖 비난과 책임을 떠넘기려 하는 건 과연 옳은 문제의식과 해결방안 일까?
나와 다르다는 건 그 정도의 차이일뿐이지 나도 그 비난의 당사자가 될 수 있는 잠재적 용의자의 굴레에서 벗어날 순 없지 않을까? 
왜냐하면 현대 대중사회에서의 인간의 나약함, 자본주의 체제에서의 인간의 물질추구 욕망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인간이 몇이나 존재할 수 있을지
의문이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인간의 나약함이나 욕망을 비열하게 이용하려드는 사회구조나 자본주의 체제의 모순을 꼬집고 그 책임을 명확히 파고드는게 진보적 인간의 자세이며 (진보주의라 함은  적어도 과거보단 앞으로 좀 더 나은 사회발전과 변화를 추구하는 것들의 총체라면..) , 연예인이 공인이라 한들 그에 맞서 싸울 권력과 힘을 가지지 않은 한 개인에 불과한 자에게 모든 사람이 한 발짝 더 다가가 돌팔매질 못하는게 아쉬운 듯한 모습은 공정하거나 혹은 상식적인 사회는 아닌 것 같습니다.



신정환이라는 사람은 타고난 재능과 노력의 결과로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과 웃을을 선사하는 연예인입니다. 그에 대한 호불호는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호불호도 개인이건 사회이건 그의 연예활동으로 인한 피해나 해악과는 상관없이 아주 주관적인 판단에 따른 기호의 차이일 뿐입니다.

그런 사람이 단지 연예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피해자없는 범죄(당사자가 가해자이면서 피해자), 상대적인 불법(필리핀에선 카지노게임이 합법인 행위가 우리나라에선 불법)을 저지른 사건에 모든 언론매체가  인신공격성 보도와 웃음거리에 불과한 풍자묘사( 풍자라 함은 힘과 권력이 있는자들의 결점이나  그릇된 행위를 향해 직접적인 비난을 할 수 없는 약자신분을 가진 사람들의 간접적 하소연 이겠죠)에 열을 올리는 건 공정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힘과 권력이 있음에도 위장전입, 부동산 투기, 불법탈세, 논문표절을 한 사람들이 국가의 살림살이를 도맡았고, 그런 그들을 국가 고위 공무직으로 임명하려든 세력들 앞에선 모든 언론매체가 인신공격성 보도와 풍자묘사를 곁들인 보도를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외교부 공직자 자녀들의 상습적인 불법취업 행태들이 예전부터 수 없이 저질렀음을 인지하고도  별 이슈가 되지 않는 관행이라 여기며 보도하지 않다가 이제야 권력의 누수현상이 나타나니 슬그머니 이슈화시켜 특종이라 떠벌리는 언론들의 이중적 플레이가 공정함과는 먼 것이라 여기는 건 당연하지 않을까 싶네요.
 

더군다나 신정환은 병(病)을 갖고 있는 환자입니다.
그의 거짓말이 이슈로 부각되어 그에 대한 비난의 정도가 거셉니다만, 도박중독증을 앓는 환자들의 증세를 아는 사람들은 그에 대해 비난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도박중독증의 증세로 자신의 행위에 대한 방어기제로 '거짓말' . '문제인식의 부인(DENIAL)', '합리화와 변명'을 일삼을 수 밖에 없고 이는 개인의 의지로 해결할 수 없는 뇌질환의 일종이기에 심리적치료와 더불어 약물치료가 병행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쉽게 말해 보통사람들이 갖고 있는 우울증 증세처럼 그 정도가 심각하여 치료가 불가피한 병을 앓고 있는 나약한 개인일 뿐입니다.
그 병을 앓게 된 원인을 개인적 책임으로만 몰아가고 그 병이 나에게도 옮아지지 않을까 회피하는 수단으로 그를 사회에서 매장시키려는 아우성은 상식밖의 사회모습입니다. 


국가가 도박을 불법화 한다면 왜 국영도박(경마, 경륜, 스포츠 토토, 로또,주식투기,지정 카지노 허가) 은 합법화 시키는 이중성을 보일까요?

국영도박을 하면 개인적 삶의 파탄 정도가 사설 도박보다 덜 해서 용인해주는 겁니까? 

내가 하면 로맨스가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개드립 하는 말 있지요. 딱 그 범위에서 한치의 오차허용도 하지 않는 이 사회구조입니다.

심지어 우리나라 성인 인구 3700만명 중 200만명이 도박중독 증세가 보이며 그 중 3만 4천명이 즉시 치료받아야 할 대상임에도  지난해 국영도박인 사행사업 총매출액은 16조5000억원, 순매출액은 6조8000억여원이지만 그들이 운영하는 도박예방및치료센터 운영 지출비용은 매출액의 1%에도 채 미치지 못하는 23억원(0.0003%)에 불과하고 치료센터도 서울, 경기, 부산 단 세곳만이 운영하고 있답니다.

이런 구조적인 사회 정당성 모순과 편협한 시각을 가지고 있음에도 개인의 문제점으로만 부각되는  이 사회는 진정 아무 문제 없는 사회 일까요? 
2MB 집권세력이  공정치 못하다고 비난하기 앞서 우리 스스로도 우리의 편협된 시각부터 바로 잡아야 되지 않겠냐는 생각듭니다.

이번 사건이 발생한 후 애초에 그에 대한 가십거리 기사와 비난일색의 여론에서 사회적 문제점과 그 대책을 강구하는  좀 더 성숙한 모습을 보였더라면 지금처럼 신정환이 인생 될대로 되라는 막장인생길로 접어 들었을까...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신정환은 '나쁜남자'가 아니고 '불쌍한 남자' 라 여기고 싶어요.
그의 행위로 말미암아 최대 피해자는 자신 스스로와 주위 가족분들 그리고 그를 믿고 따라준 친구들일 겁니다.
옳치 못한 사건이 벌어지면 그 가해자를 처벌하고 갱생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고 그 피해자들을 위로해주는게 우리의 상식입니다.

이번 신정환 사건에서 처벌해야할  가해자는 누구이며 갱생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줄 대상자는 누구일까요?
그리고 맘 아파하며 위로해줄 피해자는 누구일까요?



 [ 한국에서 단도박 모임을 처음으로 만든 미국인 신부님이 도박중독자를 만났을 때 하는 말이 있다.

"도박한다고 수고가 많았습니다”

얼른 들으면 잘 이해가 안 된다.
이말은 중독자들은 치료자에게 오기 전에 이미 가족이나 주변사람들로부터 엄청난 비난과 구박을 받았다.
여기에 치료자까지 나서서 한 수 더 거들 필요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그들의 지친 마음을 위로하기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것이 치료적 관계를 맺는데 가장 중요하다.
단순히 도박을 끊어라고 한다거나 도박이 얼마나 나쁘고 피해를 주는 것인지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도박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는지를 공감하고 그들이 치료 환경으로 들어오게 역할을 해야 한다.
일단 치료를 받고자 찾아왔다는 사실 만으로도 대단하다는 등, 치료 동기를 불어 넣는 면담이 필수적이다.
실제로 치료를 받기로 결심하고 치료의지가 확고하다면 제대로 된 치료적 접근이 필요하다 ]

-한국도박중독자가족모임  http://www.dandobakfamily.kr/main.html -


혹 제 글이 그에게 전해진다는 건 만무하겠지만 할 수만 있다면 그에게 이런 말 전해 주고 싶네요.


    정환아 ! 도박한다고 수고 많았다.

   나 너로 인해 그동안 많이 웃고 지냈지만 지금의 너의 모습엔 많은 실망이 드네.

   그렇다고해서 널 용서하고 싶지도 처벌하고 싶지도 않다. 그것이 문제 해결엔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으니깐.
 
   다만 널 사랑하고 지켜보고 있는 너의 가족, 예전 제동이가 너를 위해 남긴 글을 생각한다면 치료받자.
   제동이가 "정환이에게 회초리를 때리시되 피나도록 때리지는 말아주세요.” 라며 우리에게 부탁하였고,
  “어떤일이 있었어도 적어도 나한테 친구라는건 변함이 없다”던 친구의 믿음을 쫌 깊게 생각한다면 다시 돌아와라.

   지금 너의 막간 행동 ..제 정신 아닌건 너 스스로 알고 있으리라 본다. 강한 의지만 다시 회복하여 돌아오너라.

   치료받지 못할 불치병도 아닌데..........

   자꾸 그라믄 안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