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불펜에서 누군가의 글을 읽다 보면
지금 내가 느끼는 맘처럼 즐겁고 흥겨울때가 있고,
지금 내가 느끼는 맘처럼 씁쓸하고 괜시리 아릴 때가 있습니다.

그럴땐 그 분들과 함께 하고픈 맘으로 음악을 전해드리곤 합니다.
(가능하다면 쇠주 한 잔 하자고 연락 드리고 싶지만..)

오늘도 그런 맘이 생기네요.



요근래 영면하신 분들이 계세요.
한 분은 작고하신 부친의 친구분, 또 다른 한 분은 이웃집 아저씨.
두 분 다 생전 저의 부친과 절친하셨고 도움을 많이 주셨던 분들이라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장례식장에서 평소에 찾아 뵙지 못한 어르신들이 조문오셨고 저를 보니 부친 생각나신다며 어께를 툭툭 쳐주시네요. 
미안한 감으로 인사드리고 구석탱이에 앉아 그 분들의 얼굴을 하나 둘 씩 자세히 쳐다봅니다. 
새하얀 앞머리 사이로 가려놓은 움푹파인 이마 주름살.
새까만 검버섯 무리로 듬성듬성 피어오른 거친 손등. 
낯설지 않은 그 모습들에서 당신이 생각납니다.

생전 당신과 나는 서로 아픈 상처를 많이 주었습니다. 하지만 그 상처를 먼저 어루만져 주는 손길은 당신이었습니다.
이젠 더 이상 서로에게 아픈 생채기를 건드릴 일도, 따스한 위로를 건네줄 손길도 느낄 수가 없네요.
살아가는 누군가와 이별한다는 것은 홀로서기와 동시에 또다른 이와의 새론 만남이 기다리고 있지만,
생과 사를 이별한다는 것은 더 이상 새론 만남을 기대할 수 없는 홀로서기만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아프네요..많이.

일주일 후면 당신의 기일이 다가옵니다.

오늘밤
뒷모습이 가슴 시리도록
그리운 바람이 부네요.


드라큘라피쪽쪽♥님과 함께 이 노랠 듣고 싶습니다.




내가 눈을 뜨고 볼 수 있는 한

내게 다가오는 그림자가 있습니다.



내 뒤에 남겨진 이들 모두

나는 당신이 항상 내 가장 깊은 생각까지도

나눈 사이였음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어디를 가도 당신은 따라오죠.

내가 늙고 조금 더 현명해져 세상을 깨닫게 되면

아팠던 말들도 더 이상 큰 의미가 없고

가을 바람처럼 내 곁을 스쳐 지나갈 거예요.



시간까지도 희미해진 언젠가에

사람들이 당신을 알았냐고 내게 물어오면

나는 웃으면서 말하겠죠. 내 친구 중의 하나였다고.

그리고 슬픔이 내 눈가에서 사라질 거예요.



내가 늙고 조금 더 현명해지면



내가 눈을 뜨고 있는 한

내게 다가오는 그림자가 있습니다.



내 뒤에 남겨진 이들 모두

나는 당신이 항상 내 가장 힘들었던 시간까지도

나눈 사이였음을 알아주었으면 합니다.



내가 떠날 때도 난 당신을 그리워할 거예요.

내가 늙고 조금 더 현명해지면

나를 뒤흔들었던 그 힘든 말들도

가을 바람처럼 날 스치고 지나가겠죠.



시간까지도 희미해진 어느 날에

사람들이 당신에게 날 아냐고 물어오면

당신은 내 친구였단 사실을 기억하세요.



내 마지막 커튼을 닫게 될 때

내가 늙고 좀 더 현명해지면

내가 세상을 볼 수 있는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