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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고독하다. 나무는 모든 고독을 안다. 안개에 잠긴 아침의 고독을 알고, 구름에 덮인 저녁의 고독을 안다.
 부슬비 내리는 가을 저녁의 고독도 알고, 함박눈 펄펄 날리는 겨울 아침의 고독도 안다.
나무는 파리 옴쭉 않은 한여름 대낮의 고독도 알고, 별 얼고 돌 우는 동짓달 한밤의 고독도 안다.
그러면서도 나무는 어디까지든지 고독에 견디고, 고독을 이기고, 고독을 즐긴다.

이양화 -나무 中- 




지난 여름 한 달동안 3번의 엄청난 태풍으로 인해 한반도는 인적, 물적 피해가 심했습니다. 막을 수 있었던 안전사고라면
좀 더 세심하고 각별한 주의를 앞으로 가져야 할 것이고,  막을 수 없었던 재난이라면 자연의 거대한 힘앞에 인간의 보잘 것 없는
나약함과 겸손한 모습을 자각하고 반성하여야 할 것 같습니다. 어쩜 그 자연재해라는 것도 인간이 자신의 증폭된 욕구를 충족
시키기 위하여 자원 및 생태계를 일방적으로 착취하고 (네..4대강 난개발사업이라 할 수 있죠. -.-), 인위적으로 자연조작 기술을
향상시킴으로써 생태계 스스로 방어적 기능(자정능력)이 무력해진데 기인한 필연적인 재앙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날의 재해중 가장 가슴 아프게 느낀건 봉천동 300년 묵은 보호수가 태풍으로 인해 부서지고 뿌리째 뽑혀버린 모습입니다.
그깟 나무 한 그루의 상실이 뭐 대단한 일이냐고 말하기엔 그 동네에서 수대에 걸쳐 살아온 사람들이 느끼는 슬픔과 안타까움을 헤아리지 못한, 부적절한 발언일 겁니다. 평소에 무심히 쳐다보거나 지나칠 뿐인 그것이 누군가에게는 찌는 더위를 피할 시원한 그늘이 되어주고,
 아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그것 주위에 진을 치고 맘껏 놀며 이리저리 나무 팔다리를 흔들고 찔러 보아도,
연세가 지긋한 어르신들이 그것 그루터기에 앉아서 매캐한 담배 연기를 옛생각과 함께 뿌엿게 흐려 놓아도
아무말 없이 묵묵히 감싸안고 특별한 배려를 인간에게 베푼게 300년 세월 동안이었다면 그 곳 사람들이 고마워하고 소중하게 여겼던 것은 인지상정일 겁니다.



저의 모친께서도  2달 여 집을 비운 사이에 틈틈이 연락해서 당부하신 말씀이 자식 끼니 걱정이 아니라 " 화분 잘 크고 있나? 물 제 때 주고 있나?
꽃 피운 난(蘭)은 특별히 신경써서 영양분도 사다 주고 잘 간수해라!.." 등 말없는 자식? 걱정 뿐이였습니다.
평소에 늘 지켜보고 가꾸었던 그 것들이 당신에게 소소한 일상의 작은 행복을 깨닫고 선물 해주는 소중한 친구와 다름없는 존재였던 게지요.

                 




나무는 사람에게 아낌없이 모든 걸 준다는 걸 이미 꼬꼬마 시절때 배우고 알고 있습니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 저자인 셀 실버스타인이 직접 나레이션한 애니메이션>




그 나무의 소중함을 알고 아낌없이 사랑을 베푼 사람도 있다는 걸 이제서야 알게 되네요.


<장 지오노의 '나무를 심은 사람'은 프레드릭 벡에 의해 영화화 되어 1987년 아카데미 애니메이션 상을 수상했다>



佛家의 윤회사상이 존재한다면 인간의 후생은 나무이고, 나무의 전생은 인간이지 않을까?
그렇지 않고서야  달라도 너무 다른 생명체인 種사이에 이처럼 아낌없이 모든 걸 베푸는 것들이 달리 존재하진 않겠다..싶어요.



저에게도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있었답니다.
그것도 하나가 아닌 두넘이 雙으로 짝지어 외롭고, 쓸쓸한 맘을 번갈아 위로해 주었어요.









싫증난 투정과 불평으로 바람처럼 떠날려고 한다면 어김없이 새 옷으로 갈아입고 절 붙잡던 넘들입니다.













심심하고 무료할땐 알아서 곱게 차려입은 어여쁜 처자들과 눈요기 꺼리를 불러 주던 요넘들.












저만을 바라보길 원하는 넘들이라 주변 나무들 조차 성장발육을  심술굿게 방해하는 욕심쟁이..우후훗~




<500년 묵은 요넘들이 주변 땅 기운을 다 빼앗아 새로운 나무가 정상적으로 자랄 수 없다 합니다.>




혼자서 책보고 싶을 땐 말없이 묵묵히 날 지켜봐주던 고마운 넘들.






아주 오래된 요넘들에게서 가끔 인간을 닮고픈 몸부림 짓이 형상으로 보일 때가 있습니다.







유주(乳株)라 불리는 이 것은 하늘을 향해 높이 뻗은 나뭇가지에서 돋아난 일종의 뿌리랍니다. 흙 속에 묻힌 뿌리의 호흡만으로 모자란 숨을 보충하기 위해 허공에 드러난 뿌리라는 것이죠.
보통 유주라는 이름은 말 그대로 여인의 젖가슴을 닮은 생김새에서 비롯됐는데 오래 전부터 아이를 낳고 젖이 나오지 않는 산모(産母)가 이 나무에 정성을 들이면 젖이 잘 나온다는 이야기가 전한다고 하네요.
이름은 유주지만, 사실 보시는 거와 같이 여인의 젖가슴보다 어른 남자의 생식기를 닮은 유주가 한국에선 훨씬 많다는 것도 흥미롭네요. 
유주는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지만 아이를 낳고 싶은 여인들의 손길을 탄 나무에서 나타난 현상이어서 눈길을 끈니다. 사람과 함께 살고 사람의 보살핌을 받기 위해 나무가 펼쳐내는 갖가지 신비한 현상 가운데 하나가 아닐까 생각하게 되네요. -고규홍의 식물이야기 中에서-



혹, 설에 사시는 분들 계심 함 주말에 찾아가보시는 것도 좋을 듯 해요.
성대 명륜당이 4대문 중심에 있어 교통이 편리하고 주변먹거리랑 산책하기가 좋습니다.
연극과 영화보기를 조아라 하심 대학로 찾아가기도 편하고 쫌만 거닐다 보면 창덕궁, 인사동, 삼청동, 경복궁을 도보로 쉽게 거닐다 찾아 갈수 있으니까요.






성대입구에서 직진하다 좌측으로 보면 영조가 세운 탕평비문이 있습니다.





탕평비는 영조 자신이 직접 글을 써서 이것을 비에 새기게 해서 조선 시대에 젊은 선비(유생)들이 교육을 받는 국립 대학교였던 성균관의 반수교 위에 세웠다. 그리고 유교를 공부하는 선비들인 젊은 유생들에게 어느 당파에 치우치지 않고 자기들의 무리(당파)를 만들지 않는 군자의 마음가짐을 익히도록 권하였다.

 그 내용은 周而不比 乃君子之公心 比而弗周 寔小人之私意
"신의가 있고 아첨하지 않는 것은 군자의 마음이며, 아첨하고 신의가 없는 것은 소인의 사사로운 마음이다."-EDUPIA 대백과사전-

거의 10년 동안 지나친 곳이지만 이제야 알게 되네요. -.-







공자의 위패를 모신 대성전을 출입하는 문으로써 神만이 출입할 수 있는 신삼문.
(아마 지금도 아무나 출입할 수 없는 문으로 잠금장치가 되 있을 겁니다.)



성대 입구에서 우측으로 가면 유림회관이 보이고 그 맞은 편에 옛날 국왕이 출입하는 동삼문이 있습니다.
이 곳으로 외부인이 주로 출입하고 있고, 여러분이 가신다면 이 문을 거쳐야 500년 묵은 은행나무와 명륜당 본관 건물을 볼수 있을겁니다.





성균관 유생들이 제례와 공부를 하던 곳으로 국왕이 직접 왕림하여 강의하고 그 시험을 관장한  명륜당입니다.
과거시험도 이 곳에서 치뤄졌구요.













명륜당 양 옆으로 유생들이 공부하던 기숙사가 있습니다.
그 때도 학생들중 농땡이 기질을 갖고 있던 아해들이 있었나봅니다.
식사시간에 출첵을 했다고 하네요. 예전 학교 다닐때 동양학부 학생들이 한여름이면
반바지에 슬리퍼 질질 끌고 다니며 숙식했던 거 같은데 -.-....지금은 어떤 용도로 사용하는 지 모르겠네요.







***
정말 걷기를 조아라 하고 운동을 조아라 하시는 분들이라면 성대 후문으로 가보시길 바랍니다.
후문을 등지고 좌측 내리막길론 감사원, 청와대 와 삼청동 카페길로 이어지고,우측으로 올라가시면 서울시내가 한 눈에 다보이는
서울산성길로 이어집니다.

자가용 차가 있음 인사동 - 헌법재판소- 정독도서관- 감사원-성대 후문-서울산성 길로 이어지는 2차선 드라이버 길을 추천합니다.
걷는데 자신 있으신 분도 여유있는 나른한 오후 한 번 가볍게 이 길로 가신다면  미술관, 고궁, 국가기관, 공원, 나무로 둘러 쌓인 한적한
길 위에서 사색의 시간을 충분히 가질 수 있을 거예요.
***



가을이네요.
갓 볶은 커피향보다 더 진하고 깊은 향을 맡고 싶다면 성균관 명륜당 마당에 쌓인 낙엽이 타는 향을 꼭! 스멜~ 하시길 바랍니다.

음..   저에게 쫌 더 많은 바람이 있다면,
언젠가 그 곳에서 가을의 향취를 느끼고 싶어요.


우리 땅 위에서 자라는 나무와 숲이지만 우리 것으로 느끼지 못하고 숨 쉴 수도 없는 그 곳..
아주 오랫동안 안녕이라고 말하기엔 숨 쉴 공간과 시간이 턱 없이 부족해요.
하루 빨리 그 곳에서 맘놓고 자유롭게 숨통이 확 터이길 ...!!

















-이상엽의 이상한 DMZ-











몇몇 짤 출처 생략합니다. 하도 이리저리 퍼와서 ....혹은 카피레프트 측면을 이해 해주시리라 봐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