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민노당+참여당이 민노당에 독배인 이유들.
- 작성일
- 11-11-16 20:14
민노당+참여당이 민노당에 독배인 이유들
사표론, 재분열, 진성당원제의 소멸, 성공사례가 없는 중도화 전략
1. 더 강력해지는 사표론
민주당+혁신과통합+박원순 세력에 대해 상대적으로 훨씬 열세이며, 게다가 참여당 물타기로 진보정당으로서 차별성이 더 줄어든 상황에서, 유시민의 장기인 "사표론"이 거꾸로 적용될 때 도저히 저항할 방법이 없다.
공동대표가 될 유시민이 뭐라고 저항할건가?
"우리와 민주당 사이에는 개울물이 아니라 강물이 흐른다"고 할건가?
둘의 합당은 민주당과의 선거 연합을 하는 것을 전제로 의석 지분을 더 많이 양보받기 위해 몸집을 키우자는 것인데, 사표론에 따르면 민주당으로서는 양보해야 할 이유가 적어지는 것이다. 물론 지금보다야 전체 의석은 좀 늘어날 수 있어도, 그것도 또 참여당 출신들하고 나눠가져야 하고....
"몸집불리기" 전략이 생각만큼 효과를 내지 못할 수 있다는 얘기다.
오히려 "이왕 소통합한 것, 아예 대통합"의 거대한 압력만 남을 수 있다.
2. 예고된 재분열
민노당이든, 유시민이든, 통합연대든 간에 서로 합치려는 이유는 내년 총선에서 각자가 당선될 가능성을 더 높이기 위해서다. 그러면 당선된 뒤에는? 적절한 계기와 필요가 있다면, 유시민으로서는 굳이 더 머물러 있을 필요가 없다. 아마도 대선 후보 선출과 대선 전술, 공약을 둘러싼 갈등이 계기가 될 것이다. 대선 뒤에는 더 말할 필요가 없다.
통합연대가 3자 원샷으로 입장 전환하기 하루 전날, 민노당 장원섭 사무총장이 3자가 "선거용 정당"으로 일단 통합해서 총선을 치룬 뒤 새 정당의 진로를 또다시 논하자는 제안이 있었던 것은 바로 이 현실을 제대로 보여준다.
3. 진성당원제는 껍데기만 남을 것
지난 여름에 민노당이 당 강령을 사회주의 강령에서 진보적 민주주의 강령으로 개정할 때, 강령개정의 중요성에 맞먹는 당내 토론이 거의 없었다. 이를 두고 나중에 박노자는 민노당의 "과두정당화" (소수의 지도자가 결정을 좌우하는 것)이 이렇게 심각했는지 몰랐다며 놀라워했다.
그리고 지금 민노당의 9.25 당대회 의결(참여당은 합당대상이 아니다)을 부인하는 민노당 지도부의 노골적인 행각은 당내 민주주의가 요식행위로만 남은 것을 보여준다. (우리 진보신당도 비슷한 위기를 겪었으나 지켜낸 상태다.)
유시민은 참여당이 진성당원제인 것이 민주당과 다르다며 차별성을 내세우나, 그가 2002년 대선을 앞두고 처음 진보정당으로서 민노당을 본따 진성당원제인 개혁당을 만든 뒤, 그해 곧바로 진행된 개혁당의 해산 의결과정을 보면, 이미 그때부터 유시민이 만든 당들은 "유시민당"이었지, 당원들의 당이 아니었다.
이렇게 민노당의 진성당원제가 약화된 상태에서 유시민당이 합쳐진다면, 그 당이 지금보다 진성당원제가 강해질 것인가 아니면 약해질 것인가? 그리고 진성당원제가 사라진 정당이 보수화되는 것은 생각보다 아주 쉽다.
4. 진보정당이 중도화해서 성공한 예가 거의 없다. "상식"과 다르다.
보수정당과의 합당, 공동정부 등을 통해 몸집을 키우고 집권하려던 많은 유력한 좌파 정당들이 결국은 원래의 지지자도 잃고 사라져 갔다. 서유럽 진보정당의 대표선수이던 이탈리아 공산당이 1990년대 이후 그랬고, 일본 사회당도 그랬다. 그 결과는 정치판을 보수당과 쬐금 개혁적인 보수당 두 당이 갈라먹거나, 베를루스코니 17년처럼 보수 장기집권.
진보정당이 보수정당을 흡수한 것이 아니고 흡수돼갔기 때문인데, 문제는 실력이 있어서 흡수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할 지 모르지만, 그 흡수과정에서 자기 색깔이 빠져서 결국은 먹기는 했는데 자기 DNA가 바뀌었다는 것. 세상일은 모두 상대가 있어서 자기 계산대로만 되지 않는다는 것.
대개 전국 선거 두 번에 걸쳐 이합집산을 거치면 과거의 진보정당은 껍데기도 남지 않는다.
한번 우향우로 방향이 정해지면 끝없이 그쪽으로 가는 관성이 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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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엔 동의하기 어렵지만 그 윗부분들은 대체로 공감됩니다.
좌경화-우경화-중도화 이런게 문제가 아니라 합치는 이유는 소선거구제하에서 야권단일후보가 아니면 당선이 어려우니 몸집을 키워서 협상력을 높이려는 겁니다. 여전히 진보신당내 활동가들은 좌-우개념으로 현상을 해석하려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