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손에 잡힐듯 닿을 수 없어서 별이고,
스쳐 지나가도 잡을 수 없어서 바람이다.






정희는 얕은 한숨을 내뱉는다.

우리 만나지 말자.

선우는 아무렇지 않게 말한다.

내가 싫어?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만나는 거 난 싫어. 우리 관계가 달라지지 않을 거잖아.

그런가? 그럼 내가 어떻게 하면 달라질까?

니가 어떻게 하고 안하고가 아니라 그냥 우린 더 이상이 없는 거 같아.

너 나 좋아하잖아? 그렇지?

좋아해. 좋아.




정희는 선우가 좀 더 분명해 지길 바란다.

좀 더 관심 가져주고, 좀 더 사랑해주고, 좀 더 배려해주고, 좀 더 표현해주고.


선우는 그럴 마음이 없다. 선우는 그냥 만나면 선우가 먹고 싶은 걸 먹고, 정희의 걸음 속도는 안중에 없고, 편한 시간을 정해버리고.

사랑이란 거추장스런 이름으로 관계가 만들어지는게 두려운걸까?




모텔을 나와서,

카푸치노를 마시면서 정희가 한마디 한다.

당신은 나한테 바람같은 사람이야.

선우의 눈에 멀리 별이 보인다.





별과 바람.

사랑과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