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인] 보도 사진가는 어떻게 사는가 (영화 뱅뱅클럽)
- 작성일
- 12-02-09 13:16
굶주림에 지쳐 주저앉은 소녀 뒤쪽에 독수리가 그녀의 죽음을 기다리고 있다. 보도 사진가인 케빈 카터의 사진 한 장으로 수많은 사람이 기아에 허덕이는 수단의 참상을 실감했다. 그는 이 사진으로 퓰리처상을 받았지만 운명은 가혹했다. 사람들은 사진을 찍고 난 후 카터가 무엇을 했는지 묻기 시작했다. 그녀를 구해줬는지, 그녀는 어떻게 되었는지 등등을. 그리고 33세의 케빈 카터는 자살했다.
케빈 카터가 <뱅뱅 클럽>의 주인공은 아니다. 하지만 주로 다큐멘터리를 찍었던 스티븐 실버 감독의 영감을 자극한 것은 1994년 <타임>에 실렸던 ‘케빈 카터의 삶과 죽음’이라는 기사였다. 카터의 삶에 흥미를 느낀 스티븐 실버 감독은 1990년대 초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활동했던, ‘뱅뱅 클럽’이라고 불리던 보도 사진작가들을 발견했다. 당시 남아공은 넬슨 만델라가 감옥에서 풀려나고, 백인 정부가 줄루족을 부추겨 만델라가 의장이 된 아프리카민족회의(ANC)에 대항하게 만들었다. 투쟁은 날로 격화되고 칼과 창은 물론 총과 폭탄까지 등장하는 위험한 상황이 전개되었다. 케빈 카터, 그레그 마리노비치, 켄 오스터브룩, 주앙 실바는 참혹한 역사의 현장에서 만나 동료가 된다.
참혹한 현장에서 동료가 된 그들
최고의 기자는 종군기자라는 말이 있다. 사람과 세상의 모든 것을 전해야 하는 기자에게 전쟁이란 가장 첨예하고 절박한 ‘인간의 조건’ 그 자체다. 그 격렬함, 그 잔인함, 그 서글픔 속에서 우리는 ‘인간’을 발견하게 된다. 가장 바닥까지 내려간 인간의 조건에서, 역으로 인간의 가치를 찾아낸다. 보도 사진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게다가 그들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전제조건이 있다. 기자는 현장을 조망하면서 쓸 수도 있다. 보도 사진가는 바로 그 현장 사람들 곁으로 다가가야만 한다. 케빈은 처음 만난 그레그에게 충고한다. 망원렌즈를 버리라고. 보도 사진가는 가까이 다가가서 그들의 숨결까지 찍어야 한다.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몸에 불이 붙은 남자를 칼로 내려치는 사진으로 그레그는 퓰리처상을 받는다. 축하 파티에서 한 기자가 ‘운 좋게’ 건진 사진이라며 비아냥거린다. 그러자 켄이 힐난한다. 칼을 든 남자가 바로 옆에 있는 상황에서, 뷰파인더를 들여다보며 광량을 조절하고 셔터를 눌러야 한다고. 당장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최대한 근접해서 찍어야 한다고. 그것이 바로 보도 사진가의 임무이자 숙명이다. 케빈 카터는 소녀와 독수리를 본 순간 사진을 찍어야만 했다. 그 다음은 생각하지 않는다. 주앙 실바는 총에 맞은 켄을 병원으로 옮기면서도, 그가 쓰러진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다. 바로 그 순간이 아니라면, 사진은 남지 않는다. 글과는 달리 사진은 찰나의 순간에 창조된다.
뱅뱅 클럽의 네 명 중에서 켄은 현장에서 총에 맞아 죽었고, 케빈은 자살했다. 살아남은 그레그와 주앙은 수없이 전장을 넘나들며 사진을 찍었고, 죽을 고비도 무수하게 넘겼다. 그리고 함께 <뱅뱅 클럽:숨겨진 전쟁에 대한 사진>이라는 책을 냈다. 영화 <뱅뱅 클럽>은 이 책을 기초로 만들어졌다. 당시 남아공의 위험한 분위기를 그대로 전달하면서 그들의 삶을 맹렬하게 추적한다. 사실 <뱅뱅 클럽>이 영화적으로 탁월하게 연마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다큐멘터리 감독인 스티븐 실버는 정면에서, 별다른 장식 없이 보도 사진가들의 활동을 담아낸다. 그러나 단지 그것만으로도 <뱅뱅 클럽>은 가슴을 뜨겁게 한다. 그들이 사진을 찍는 그 행위만으로도 어떻게 역사를 만들어내는 순간에 동참하고, 수많은 고뇌와 참회의 순간을 거쳤는지를 알게 해준다. <뱅뱅 클럽>을 보고 나면 필연적으로 지금 한국의 저널리즘을 돌아보게 된다.
케빈 카터가 <뱅뱅 클럽>의 주인공은 아니다. 하지만 주로 다큐멘터리를 찍었던 스티븐 실버 감독의 영감을 자극한 것은 1994년 <타임>에 실렸던 ‘케빈 카터의 삶과 죽음’이라는 기사였다. 카터의 삶에 흥미를 느낀 스티븐 실버 감독은 1990년대 초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활동했던, ‘뱅뱅 클럽’이라고 불리던 보도 사진작가들을 발견했다. 당시 남아공은 넬슨 만델라가 감옥에서 풀려나고, 백인 정부가 줄루족을 부추겨 만델라가 의장이 된 아프리카민족회의(ANC)에 대항하게 만들었다. 투쟁은 날로 격화되고 칼과 창은 물론 총과 폭탄까지 등장하는 위험한 상황이 전개되었다. 케빈 카터, 그레그 마리노비치, 켄 오스터브룩, 주앙 실바는 참혹한 역사의 현장에서 만나 동료가 된다.
참혹한 현장에서 동료가 된 그들
최고의 기자는 종군기자라는 말이 있다. 사람과 세상의 모든 것을 전해야 하는 기자에게 전쟁이란 가장 첨예하고 절박한 ‘인간의 조건’ 그 자체다. 그 격렬함, 그 잔인함, 그 서글픔 속에서 우리는 ‘인간’을 발견하게 된다. 가장 바닥까지 내려간 인간의 조건에서, 역으로 인간의 가치를 찾아낸다. 보도 사진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게다가 그들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전제조건이 있다. 기자는 현장을 조망하면서 쓸 수도 있다. 보도 사진가는 바로 그 현장 사람들 곁으로 다가가야만 한다. 케빈은 처음 만난 그레그에게 충고한다. 망원렌즈를 버리라고. 보도 사진가는 가까이 다가가서 그들의 숨결까지 찍어야 한다.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몸에 불이 붙은 남자를 칼로 내려치는 사진으로 그레그는 퓰리처상을 받는다. 축하 파티에서 한 기자가 ‘운 좋게’ 건진 사진이라며 비아냥거린다. 그러자 켄이 힐난한다. 칼을 든 남자가 바로 옆에 있는 상황에서, 뷰파인더를 들여다보며 광량을 조절하고 셔터를 눌러야 한다고. 당장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최대한 근접해서 찍어야 한다고. 그것이 바로 보도 사진가의 임무이자 숙명이다. 케빈 카터는 소녀와 독수리를 본 순간 사진을 찍어야만 했다. 그 다음은 생각하지 않는다. 주앙 실바는 총에 맞은 켄을 병원으로 옮기면서도, 그가 쓰러진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다. 바로 그 순간이 아니라면, 사진은 남지 않는다. 글과는 달리 사진은 찰나의 순간에 창조된다.
뱅뱅 클럽의 네 명 중에서 켄은 현장에서 총에 맞아 죽었고, 케빈은 자살했다. 살아남은 그레그와 주앙은 수없이 전장을 넘나들며 사진을 찍었고, 죽을 고비도 무수하게 넘겼다. 그리고 함께 <뱅뱅 클럽:숨겨진 전쟁에 대한 사진>이라는 책을 냈다. 영화 <뱅뱅 클럽>은 이 책을 기초로 만들어졌다. 당시 남아공의 위험한 분위기를 그대로 전달하면서 그들의 삶을 맹렬하게 추적한다. 사실 <뱅뱅 클럽>이 영화적으로 탁월하게 연마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다큐멘터리 감독인 스티븐 실버는 정면에서, 별다른 장식 없이 보도 사진가들의 활동을 담아낸다. 그러나 단지 그것만으로도 <뱅뱅 클럽>은 가슴을 뜨겁게 한다. 그들이 사진을 찍는 그 행위만으로도 어떻게 역사를 만들어내는 순간에 동참하고, 수많은 고뇌와 참회의 순간을 거쳤는지를 알게 해준다. <뱅뱅 클럽>을 보고 나면 필연적으로 지금 한국의 저널리즘을 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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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인가 본데...
내용은 좀 아릿하지만
보도 사진가라니 괜히 제 가슴이 다 뛰네요... 하악...
함 보고 싶네요
저도 언젠가는 해볼 수 있을라나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