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L의 추억
- 작성일
- 12-03-24 01:55
제가 대학교에 들어갔을때는 학생운동이란게 거의 와해된 상태였었죠.
그러던 차에 신입생때 어느 동아리를 들어갈까 이리 기웃 저리 기웃하다가
이름이 좀 특이한 동아리에 들어갔었습니다.
여기서 특이한 이름이라함은 이름만 들으면 딱 민족? 뭐 이런 단어가 떠오르는 동아리였죠.
간단히 말해 NL동아리였슴다.
원체 중앙동아리엔 잘 가입안하는 학과였기에
당연스럽게 과내 동아리에 문어발처럼 가입했는데 그중 하나였죠.
대학교 1학년때 참궁금했던건
왜 개량한복 입고 이상한 춤추는 누나들이 학교에 있는걸까...
대형 걸개그림을 왜 단체작업을 하는걸까...
이름이 민족 스러운 동아리들은 왜 다들 비슷할까...
뭐 그런거였습죠.
어야둥둥
동아리 들어가서 동아리 개강모임을 하는데
다들 노래 하나씩 불러보래요.
그래서 다들 이노래 저노래 부르는데
선배들은 김광석 노래를 많이 부르더군요.
그러다
과내에서 놀고 있던 당시 학교 PD계의 거목(?)이 동아리 방에 난입했습니다.
이유는 아마..
심심해서 술찾아온거였을껍니다.....-_-;;
그 곳에는 머쓱한 사이인 사람 여럿 끼어있었지만
암튼 그 선배가 와서 술을 마시기 시작하자
이 형에게도 노래를 시키더군요.
이 형은 노래를 부르겠노라 하면서
영화주제가를 부르겠다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나서
갑자기
주먹을 불끈 쥐더니..
이상한 구호를 하더랍니다.
"16세의 봉제공 엠마리이스는........."
그러면서 행진곡 비스무리한 노래를 부르더군요.
노래 들으니까 운동권 노래는 아닌거 같으면서 운동권 노래 같은.. 그런 거였던걸로 기억해요.
그런데 그 노래 듣는 그 곳 분위기가 많이 안좋았던 것 같은데
그 노래 끝나자마자 마치 공간을 정화시키려는듯
동아리 회장형이
한총련 진군가를 부르더군요.
그리고 그 노래가 끝나고
이상한...
약간 기암절벽에 빨간 먹으로 휘갈기는 느낌의 노래가 나오더라구요...
시간이 지나 알았죠.
행진곡풍의 노래는 인터내셔널가였고
이상한 노래는 김일성 생일 축하노래였단 사실을요.
그리고
역시나 나중에 알았지만
제가 문어발처럼 들었던 동아리가
NL동아리 PD소모임 둘다 였었던 사실도요.
쓰고나니 재미는 없네요...ㅋ
재미있는건 농활 이야기인데..ㅎ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