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크리스마스에서...
- 작성일
- 12-03-30 15:47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에서 인상 깊었던 장면 중의 하나입니다. 졸업한 지 오래돼서
연락도 뜸하던 친구들을 모아 야유회 가서 즐겁게 놀던 장면에서 전환대 이제는 다들
불콰해진 얼굴로 단체 사진을 찍습니다. 친구들도 알게 된 거죠.
모레 일요일이 큰 아버지 제사라서, 아버지도 제주도에서 일하시느라 못나오시니 어머니
혼자 제사 모시는 것도 그러고 해서 월욜에 반차 내고 가기로 했죠.
이왕 가는 김에 옛날 옛적 고양이 갤러리에서 놀 때의 사람들과 연락을 했습니다.
술 좋아하고, 왁자지껄하게 떠들기 좋아하고, 야구는 롯데팬들인 사람들이죠.
(여담 삼아 나중에 디쟈너도 불러서 합석시키면 금방 어울릴 수 있겠구나... 싶을 정도?)
여튼 그 사람들 중 한 명에게 문자를 쳐서 토요일날 뭐하냐, 원래 일요일에 내려갈 건데
놀아주면 토욜에 내려가겠다... 이랬는데 답장이 오는 게 'OO형 병문안 안가고?'
서울 쪽 멤버 중에 저보다 한 10살쯤 많으신 약사 형님이 계십니다. 사람 좋은 분이라
한참 어린 저희들과도 잘 어울리시고, 저희들의 무례함도 잘 받아주시던 형이었죠.
큰 딸이 이제 막 대학생쯤 되는 나이일텐데...
부산대 암병동에서 치료를 받고 계신다네요. 아마도 이번 병문안이 마지막으로 얼굴 보는 게
아닐까 하고 있고...
아는 사람의 갑작스러운 장례식은 가봤어도 마지막 병문안은 아직 한 번도 안해봤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고 허둥지둥 대고 있네요. 가면 무슨 말을 해야 할 지도...
아무것도 모르겠네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