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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집 형편이 별로 안좋기도 했지만...엄마가 돌아가시고 나서 남긴 것을 보니...

그 흔한 립스틱 하나도 남기지 않았고..스킨과 로션..약품들 뿐이었습니다. 옷도 거의 없었어요..

전 그래도 그렇게 부족한거 모르고 살았거든요. 물론 상대적으로 형편이 안좋았지만...엄마처럼 그렇지는 않았어요..

엄마가 남긴 것을 보고서 너무 가슴이 아팠습니다. 엄마는 나를 위해 이렇게 희생만 하고 고생만 하다가 가는구나...싶어서요...

그 이외에 남긴것도 가슴이 아팠습니다. 성경구절들이 쓰여있는 공책 몇권이 있었는데...이것도 사실 저를 위해 쓰신거였어요..

제가 모태신앙인지라...어렸을 적에 신앙이 참 좋았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어느순간 신앙이 흔들리고 맘도 못잡고 있으니..

엄마가 이렇게라고 성경말씀을 접하라고 직접 쓰신거였어요...눈도 잘 안보이는데....그렇게 쓰신걸 보면 안볼수가 없던거였죠...

그렇다고 또 꼬박꼬박 성의있게 읽지도 않았는데....그것또한 가슴이 아프고 후회가 되더군요..

또 하나 남긴것은...

엄마가 돌아가신 후에 제 서랍에서 엄마가 저에게 썼던 편지를 발견했거든요..총 두통의 편지였는데...

바로 제가 훈련소에 있을때 보냈던 편지였어요..제가 공익인지라..훈련소생활을 한달만 했었거든요..

그래서 한통은 제가 집에 와서야 받았다는....

암튼 편지내용을 보니...제가 없는 동안 엄마가 느꼈을 외로움이 절절히 느껴져서 또 눈물이 났습니다. 저도 비록 한달뿐이었지만...가장 많이 생각났던 사람이 엄마였거든요...그런데..또 그런 마음이 쉽사리 사라지기도 하더군요...그리고 돌아가시고 난 후에야 후회하구....

엄마가 저를 위해서 희생하신 것 생각하면 이런식으로 살면 안되는데...

그래도 그런건 있어요..비록 남기신 것은 별로 없더라도..저 공책이나 편지들이 마음에 박혀서....끝까지 포기하지는 말아야겠다는 생각은 들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