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다들 <프로메테우스>는 보셨나요?
- 작성일
- 12-06-19 16:43
거금을 들여 3D 아이맥스로 보고 왔는데.. 리들리 스콧 영감쟁이가 괴팍한 농담을 하나 던졌더군요.
넷서핑을 해보니 이 영화에 나오는 모든 것들의 의미를 찾으려고 다들 기를 쓰고 계시는 것 같더군요. 그럴 수밖에 없는게 이 영감쟁이 구멍 숭숭 뚫린 이야기를 던져주도 쓰윽 발을 빼버린 겁니다. 리들리 영감 아마 자기도 모를 겁니다. 이 이야기가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지..
그런데 저는 보면서 내내 즐거웠던게 이게 <2001년 스페이스 오딧세이>의 새로운 인류의 탄생, 유인원 --> 인류 --> 스타 차일드까지의 비약적인 발전에 외계 생명체의 개입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거꾸로 비튼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입니다. <2001년 스페이스 오딧세이>에는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영향을 받은 동명의 슈트라우스의 클래식 뮤직이 메인 테마로 흐릅니다.감독인 스탠리 큐브릭이 결국 내세우는 것도 니체가 말하는 '초인'과 같은 인류의 비약적인 발전을 찬양하는 거죠. 나치가 니체의 이러한 사상을 왜곡되게 끌여들였기에 큐브릭의 영화를 비판하는 사람 중에는 기술발전에 의한 인류의 낙관론적 전망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서구의 기술들이 아우슈비츠를 만들어낸 것이니까요.
리들리 스콧은 유토피아적 전망이 아니라 디스토피아적인 전망을 가진 사람입니다. 그는 프로메테우스의 신화에서 가져온 불을 찬양하는게 아니라 그 결과로 나온 판도라의 상자에 주목합니다. 영화의 제목은 그렇기 때문에 트릭입니다. 영화 맨 처음을 기억하십니까? 외계인이 지구에 와서 상자를 열고 그걸 들어마시죠. 그리고 그 외계인이 폭포에 빠지고 그렇게해서 유전자 변형에 의해 인류가 만들어집니다. 이게 판도라의 상자에 대한 은유죠. 그리고 그 다음 씬이 뭐던가요? 스카이 섬에서 인류의 비밀이 담겨 있는 동굴 벽화를 발견하는 장면입니다. 이것도 판도라의 상자, 안드로이드 데이빗이 발견하는 옹기 모양의 물체, 그것을 끄집어 내는 순간.. 더 이상은 예민하신 분들은 스포일러로 볼 수 있기에 암튼 생략하겠습니다.
이 영화를 잘보면 수많은 판도라의 상자가 배치되어 있습니다. 또 데이빗이 우주선에서 보는 영화가 데이빗 린의 <아라비아의 로렌스>입니다. 거기에 중요한 장면이 있죠. 로렌스가 성냥불을 손으로 끄는 습관이 있는데 포터가 안 뜨겁냐고 묻습니다. 로렌스의 대답. "이건 트릭이야.. 데인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되는거야" 이건 참 이중적입니다. 프로메테우스가 불에 안 데일거라는 생각했기에 불을 훔쳐 올 수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 이 장면은 불을 끄는 거예요. 인류에게 기술을 가져온 불을 끄는 장면.. 기술 발전에 대한 부정적인 냉소. 그걸 보고 있는 안드로이드 데이빗(눈치채셨나요? <아라비아의 로렌스>를 만든 데이빗 린의 데이빗입니다). 데이빗은 자신을 만든 창조주 웨이랜드에 대해서 이렇게 말합니다. "모든 아버지의 죽음은 즐겁지 않나요"
인류의 불, 창조의 근원을 찾아가는 여정, 하지만 아버지를 죽여야하는 이야기. 그리고 또 다른 냉소. '이건 트릭이야.. 안 데인다는 믿음만 있으면 뜨겁지 않다'. 이상한 믿음.
여러분은 프로메테우스호가 도착한 그 행성의 동굴에서 무엇을 생각하셨나요? 저는 창조주들이 만들어 놓은 옹기 모양의 이상한 물질들은 미국이 믿고 있었던 이라크 화학무기에 대한 은유로, 그리고 검은 액체는 석유에 대한 은유로 다가왔습니다. 영원한 제국의 생명을 꿈꾸는 미국, 실제로 존재하지 않지만 그들이 관념이 만들어 놓은 화학무기의 동굴 그것이 스크린에 투사된게 아닐까요? 믿음만 있으면 실제하는 그것.
또한 이 영화는 감독의 전작 <블레이드 러너>의 연장입니다. <블레이드 러너>에서 덱커드(해리슨 포드)가 인간인지 안드로이드인지가 궁금했다면, 이 영화는 인류는 안드로이드와 다를 바 없다를 전제하고 있습니다. 블레이드 러너에서 창조주에게 찾아가 영원한 생명을 갈구했던 것처럼, <프로메테우스>의 인간도 그들을 만든 창조주 외계인에게 영원한 생명과 창조의 이유를 묻습니다.
<프로메테우스>에서 찰리가 말합니다. "창조주에게 왜 인간을 창조했는지 묻고 싶어", 안드로이드인 데이빗이 찰리에게 묻습니다. "인간은 우리를 왜 만들었나요?', "그럴만한 능력이 되었으니까" 데이빗이 말합니다. "당신들의 창조주들도 그렇게 말할 겁니다"
영화 마지막에 여주인공인 엘리자베스와 안드로이드 데이빗이 우주선을 타고 창조주의 별을 향해 날아갑니다. "왜 인류를 만들고, 다시 멸망시키려는지"에 대한 질문을 가지고 가는거죠. 저는 이 질문은 이미 영화 속에서 답이 나왔다고 봅니다. 그 질문은 외계 창조주에게 던져야 하는게 아니라 안드로이드를 창조한 인간에게 던지는 질문이기 때문입니다. 불임의 여성과 하반신이 부숴진 안드로이드의 미래..후속편을 기다리면서 답을 찾을 필요도 없습니다. 이건 <블레이드 러너>에서 데커드와 레이첼이 달아나는 마지막 장면과 같습니다. 그건 더 이상의 진화가 멈춘 인류의 모습입니다.
넷서핑을 해보니 이 영화에 나오는 모든 것들의 의미를 찾으려고 다들 기를 쓰고 계시는 것 같더군요. 그럴 수밖에 없는게 이 영감쟁이 구멍 숭숭 뚫린 이야기를 던져주도 쓰윽 발을 빼버린 겁니다. 리들리 영감 아마 자기도 모를 겁니다. 이 이야기가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지..
그런데 저는 보면서 내내 즐거웠던게 이게 <2001년 스페이스 오딧세이>의 새로운 인류의 탄생, 유인원 --> 인류 --> 스타 차일드까지의 비약적인 발전에 외계 생명체의 개입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거꾸로 비튼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입니다. <2001년 스페이스 오딧세이>에는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영향을 받은 동명의 슈트라우스의 클래식 뮤직이 메인 테마로 흐릅니다.감독인 스탠리 큐브릭이 결국 내세우는 것도 니체가 말하는 '초인'과 같은 인류의 비약적인 발전을 찬양하는 거죠. 나치가 니체의 이러한 사상을 왜곡되게 끌여들였기에 큐브릭의 영화를 비판하는 사람 중에는 기술발전에 의한 인류의 낙관론적 전망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서구의 기술들이 아우슈비츠를 만들어낸 것이니까요.
리들리 스콧은 유토피아적 전망이 아니라 디스토피아적인 전망을 가진 사람입니다. 그는 프로메테우스의 신화에서 가져온 불을 찬양하는게 아니라 그 결과로 나온 판도라의 상자에 주목합니다. 영화의 제목은 그렇기 때문에 트릭입니다. 영화 맨 처음을 기억하십니까? 외계인이 지구에 와서 상자를 열고 그걸 들어마시죠. 그리고 그 외계인이 폭포에 빠지고 그렇게해서 유전자 변형에 의해 인류가 만들어집니다. 이게 판도라의 상자에 대한 은유죠. 그리고 그 다음 씬이 뭐던가요? 스카이 섬에서 인류의 비밀이 담겨 있는 동굴 벽화를 발견하는 장면입니다. 이것도 판도라의 상자, 안드로이드 데이빗이 발견하는 옹기 모양의 물체, 그것을 끄집어 내는 순간.. 더 이상은 예민하신 분들은 스포일러로 볼 수 있기에 암튼 생략하겠습니다.
이 영화를 잘보면 수많은 판도라의 상자가 배치되어 있습니다. 또 데이빗이 우주선에서 보는 영화가 데이빗 린의 <아라비아의 로렌스>입니다. 거기에 중요한 장면이 있죠. 로렌스가 성냥불을 손으로 끄는 습관이 있는데 포터가 안 뜨겁냐고 묻습니다. 로렌스의 대답. "이건 트릭이야.. 데인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되는거야" 이건 참 이중적입니다. 프로메테우스가 불에 안 데일거라는 생각했기에 불을 훔쳐 올 수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 이 장면은 불을 끄는 거예요. 인류에게 기술을 가져온 불을 끄는 장면.. 기술 발전에 대한 부정적인 냉소. 그걸 보고 있는 안드로이드 데이빗(눈치채셨나요? <아라비아의 로렌스>를 만든 데이빗 린의 데이빗입니다). 데이빗은 자신을 만든 창조주 웨이랜드에 대해서 이렇게 말합니다. "모든 아버지의 죽음은 즐겁지 않나요"
인류의 불, 창조의 근원을 찾아가는 여정, 하지만 아버지를 죽여야하는 이야기. 그리고 또 다른 냉소. '이건 트릭이야.. 안 데인다는 믿음만 있으면 뜨겁지 않다'. 이상한 믿음.
여러분은 프로메테우스호가 도착한 그 행성의 동굴에서 무엇을 생각하셨나요? 저는 창조주들이 만들어 놓은 옹기 모양의 이상한 물질들은 미국이 믿고 있었던 이라크 화학무기에 대한 은유로, 그리고 검은 액체는 석유에 대한 은유로 다가왔습니다. 영원한 제국의 생명을 꿈꾸는 미국, 실제로 존재하지 않지만 그들이 관념이 만들어 놓은 화학무기의 동굴 그것이 스크린에 투사된게 아닐까요? 믿음만 있으면 실제하는 그것.
또한 이 영화는 감독의 전작 <블레이드 러너>의 연장입니다. <블레이드 러너>에서 덱커드(해리슨 포드)가 인간인지 안드로이드인지가 궁금했다면, 이 영화는 인류는 안드로이드와 다를 바 없다를 전제하고 있습니다. 블레이드 러너에서 창조주에게 찾아가 영원한 생명을 갈구했던 것처럼, <프로메테우스>의 인간도 그들을 만든 창조주 외계인에게 영원한 생명과 창조의 이유를 묻습니다.
<프로메테우스>에서 찰리가 말합니다. "창조주에게 왜 인간을 창조했는지 묻고 싶어", 안드로이드인 데이빗이 찰리에게 묻습니다. "인간은 우리를 왜 만들었나요?', "그럴만한 능력이 되었으니까" 데이빗이 말합니다. "당신들의 창조주들도 그렇게 말할 겁니다"
영화 마지막에 여주인공인 엘리자베스와 안드로이드 데이빗이 우주선을 타고 창조주의 별을 향해 날아갑니다. "왜 인류를 만들고, 다시 멸망시키려는지"에 대한 질문을 가지고 가는거죠. 저는 이 질문은 이미 영화 속에서 답이 나왔다고 봅니다. 그 질문은 외계 창조주에게 던져야 하는게 아니라 안드로이드를 창조한 인간에게 던지는 질문이기 때문입니다. 불임의 여성과 하반신이 부숴진 안드로이드의 미래..후속편을 기다리면서 답을 찾을 필요도 없습니다. 이건 <블레이드 러너>에서 데커드와 레이첼이 달아나는 마지막 장면과 같습니다. 그건 더 이상의 진화가 멈춘 인류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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