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 아이러브사커 해외토크방 2026 님
잉글랜드가 이탈리아에 의해 페널티 박스에 밀봉된 광경을 보는 와중,
나는 이것이 무엇과 닮았는지 생각해봤고,
결과는 빨리 도출되었다.
그것은 챔피언십 팀이 FA컵에서 프리미어리그의 상위 클럽과 붙을 때의 광경과 일치했다.
근성이나 용기 같은 자질들이 강조되고, 한 쪽의 실력이 턱없이 모자르는 관계로
양 팀 간의 심각한 경기력 차이가 충분히 용인되는 그런 상황.
그것이 잉글랜드 축구의 현주소다.
선수들이 '불독 정신'을 보여주는 한, 그들에게 더 이상의 요구를 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절대로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을 할 수 없다.
우리는 다음 월드컵에서도 우리의 점유 능력 부족과 상대에 대한 제어력 부족이라는
똑같은 주제로 잉글랜드의 탈락에 대한 분석을 하게 될 것이고
이 문제는 2016 리오 올림픽 쯤 되면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잉글랜드가 이탈리아전에서 기록한 38%의 점유율 수치는 절망적이었고, 또한 창피스러웠다.
이래서야 메이저 대회에서 최상위 팀을 꺾는 것은 요원할 수 밖에 없다.
스티븐 제라드는 70분이 지나자 다리에 쥐가 났음을 호소했고,
스콧 파커는 교체될 수 밖에 없었다.
무려 4경기의 체력집약적 게임을 치른 탓이다.
만약 유로에서 잉글랜드가 2경기를 더 치뤘다면, 아마 선수들이 기어다니지 않았을까.
이에 대한 원인은 모두가 알고 있다.
우리가 세계적인 강호들에 비해 기술적으로 열등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리그는 최고로 평가받지만,
대표팀은 엄밀히 말해 브라질, 아르헨티나,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등에 훨씬 못 미치는
3류에 불과하다.
메이저 대회가 찾아오는 2년마다 수많은 아이디어들이 명멸한다.
그들은 매번 말한다: "기초 풀뿌리"부터 개혁해야 한다 - 이것은 대체 무엇을 의미하는가?
너무나 광의적인 요구이지 않은가.
유소년 선수들이 더욱 더 어릴 때부터 탑급의 코칭을 받아야 할까?
물론이다. 하지만 그것보다 문화적인 문제 역시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이 나라에서 부모들은 자식들에게 상대에게 "투쟁심있게 달라 붙을 것"을 요구한다.
우리가 배출한 최고의 선수들 역시 대체적으로 파워풀하고 힘 있는 선수들로,
제라드와, 이번 대회에서의 존 테리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어쩌면 우리가 메수트 외칠 같은 10번을 배출하지 못하는 이유는,
태클에 몸을 아끼지 않고 달려드는 유소년 선수를 최우선적으로 찾는 우리에게 있을 지도 모른다.
스페인은 언제나 차비와 같은 플레이메이커를 배출해왔고,
네덜란드와 포르투칼도 아르연 로번이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등의 돌파형 윙어들을 배출한다.
우리의 스타들은 좀 더 터프하고, 공을 쫒아다니는 미드필더들과 수비수들이다.
안타깝게도, 공을 소유하는 선수들을 충분히 배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투혼은 절대로 부정적인 자질이 아니고,
우리의 축구를 구성하는 기본 요소 중 하나로 남아야하지만,
우리는 그것보다 훨씬 많은 것이 필요하기에 앞으로 우리 축구의 중점을
어느 방향을 향해 옮기느냐는 매우 중요한 화두이다.
점유율을 목표로 한다면 스페인은 가장 이상적인 모델이 될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치 않다.
점유율로 과연 그들을 능가할 수 있을까?
잉글랜드의 축구 시스템은 단 한번도 차비나 이니에스타 같은 선수를 배출한 역사가 없다.
우리는 그들을 보고 배워야 함이 마땅하나,
현실적으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려해봐야 한다.
우리는 항상 남들이 무엇을 달성하면 우리도 그들과 같은 준비를 했어야 한다고
헛물을 키며 자책한다.
유로 96이 끝난 후 나는 모두가 아약스 아카데미를 따라해야 한다고 말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2년 후 그들은 프랑스의 클레르퐁텐을 따라하자고 했다.
물론 지금 현재는 바르셀로나의 라 마시아다.
이렇듯 한 나라가 전성기를 누릴 때가 있고, 지금은 스페인의 시간이다.
하지만 그들의 방식이 다른 나라에 똑같이 이식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선 세계 축구의 판도가 어떤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는지 판단해야 하고,
이에 맞춰 개혁을 시도해야한다.
잉글랜드에 어울리는 개혁의 모델은 독일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비슷한 체격과 완력을 가진 선수들을 배출하고, 조직력을 강조하는 점에 있어서 닮았기 때문이다.
독일이 우리보다 월등하게 앞선 점은 바로 기술적인 능력이다.
나는 우리의 미래 세대들이 이러한 능력을 체득하지 못 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독일 역시 2004년의 실패를 거울 삼아 유스 개혁에 집중했고
그 결과는 현재 드러나고 있다.
여기서 우리가 기억해야할 것은 결국 모든 것은 선수들의 재능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많은 이들이 당연하다는 듯이 말한다.
"좋은 코치는 평범한 유소년 선수를 월드클래스 선수로 만들 수 있다-"
이는 망상에 불과하다.
우리는 재능있는 유소년들이 축구를 자신의 진로로 택하고 싶어하게 만들어야 하고,
축구를 즐길 수 있게 해야하고, 우리가 앞으로 만들어갈 시스템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요즘은 너무 많은 다른 진로들이 있어 재능있는 선수들을 찾는 것 부터 힘든 일이다.
좋은 시스템조차 할 수 있는 것은 선수들을 인도해주는 것 뿐이다.
나쁜 코칭은 뛰어난 잠재력을 가진 선수를 망칠 수 있지만,
세계 최고의 코치라도 별볼일 없는 잠재력을 가진 선수를 월드클래스로 만들 수는 없다.
나 역시도 릴샬과 리버풀의 유스 아카데미를 다닌 경험이 있고,
수준 높은 코치들, 특히 스티브 헤이웨이 밑에서 배운 경험은
내가 선수로서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데 필요한 10% 을 추가해줬다고 생각한다.
나는 설사 수준 높은 코칭을 받지 못했어도 내 자신이 프로 선수가 될 수 있었을거라고
확신하지만, 내 모든 잠재력을 끌어내게 해준데에는 아카데미의 역할이 필수적이었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바로 세인트 조지스 파크와 다른 모든 클럽 아카데미들이 할 수 있는, 그리고 앞으로 해야할 최대한의 역할이다.
이러한 내부의 역할 없이는 그 어떤 선수들도 우리가 원하는 단계까지 성장할 수 없다.
나는 폴란드에서 가레스 사우스게이트와 많은 시간을 보냈고,
현재 축구협회의 차기 기술국장 후보인 그가 내놓은 아이디어들에 상당히 고무되었다.
사우스게이트는 이 나라의 축구 문화를 바꾸는데 역점을 두고 있으며,
더 이상 축구 게임이 "전쟁"에 나서는 것과 동의어가 아닌,
볼 점유율과 테크닉에 중점을 둔 문화를 원한다.
사우스게이트는 또 겨울에 휴식기를 도입해야한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거친 프리미어리그의 육체적인, 그리고 정신적인 고단함을 치유하는데 필수적이다.
축구협회가 앞으로 해야할 가장 중요한 사업은
유소년 축구와 프로 축구간의 전환을 좀 더 쉽도록 만드는 것이다.
우리의 리저브 리그 수준은 낮다. 프리미어리그의 수준와의 간극이 너무 큰 것이다.
이 가장 중요한 단계는 아카데미들이 아직 놓치고 있는 부분인데,
축구협회와 프리미어리그는 서로의 눈치만 볼 것이 아니라 협력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또한 최상층부의 결단에도 모순이 존재하고 있다.
우리는 궁극적으로 매력적인 패싱 게임에 도달하고 싶어하지만,
축구협회는 역습 축구를 구사하는 감독을 선임하였다.
혹자들은 월드컵 예선 기간 동안 팀의 플레이스타일이 변모할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로이 호지슨의 전술은 변화하지 않을 것이고,
이를 책망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모두가 그의 축구 방식을 알고있기 때문이다.
당분간 잉글랜드는 비슷하게 싸워나갈 것이다.
최강국들과의 싸움에서 우리의 유일한 자랑거리인 투지와 기개로 힘겹게 버텨볼 것이다.
하지만 이 은막 뒤에서,
우리의 미래 세대들이 우리보다 더 나은 결과를 노릴 수 있게 되려면
근본적인 개혁이 지금 당장 일어나야만 한다.
그것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우리는 2022 월드컵이 종료된 후 비슷한 푸념을 하고 있을 것이다.
원출처http://www.telegraph.co.uk/sport/football/teams/england/9354727/Euro-2012-if-England-think-radically-and-act-now-we-can-do-a-Germany-says-Jamie-Carragher.htm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