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19년만에 다시뭉친 ‘광주일고 판타스틱4’
- 작성일
- 14-04-11 09:34
| 19년전이었던 1995년, 광주의 야구소년들은 거칠 게 없었다. 지역 예선에서는 적수가 없었다. 전국 대회에서도 우승을 따냈다. 고향 팀 해태의 팬들은 “조금만 기다려보소, 이제 우리 아가들만 들어오면, 다 끝잉께”라고 입을 모았다. 소년들도 꿈을 꿨다. 포수였던 소년은 “긍께, 우리가 이담에 해태 가서 같이 뛰믄서, 재미나게 한 번 해보자”고 말했다. 그 꿈을 이루는데 19년이 흘렀다. 프로야구 KIA와 넥센이 2년차 신인 김영광과 메이저리그에서 돌아온 김병현을 맞바꾸는 트레이드에 합의했다고 10일 밝혔다. 1995년 광주일고의 청룡기 우승 멤버 중 프로야구에 남아있던 4인방이 19년만에 다시 모인 것이다. 청룡기 우승 때 3학년이었던 투수 서재응과 포수 김상훈, 2학년 투수 김병현, 1학년 1루수·4번타자 최희섭이 다시 같은 유니폼을 입는 꿈이 이뤄졌다. 포수 김상훈은 이날 목동 넥센전을 앞두고 “그때 우리 같이 해태에서 한 번 해보자고 했는데, 나만 해태에 입단했다. 이루지 못할 꿈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야 현실이 됐다”며 뿌듯해했다. 서재응도 “그때 우리 같이 야구할 때 타자들한테 그랬다. ‘2~3점만 뽑아줘’라고. 그러면 나랑 병현이가 지켜서 다 이겼다”고 했다.
세월이 흘렀고, 하나 둘씩 모여 드디어 4총사가 완성됐다. 김상훈은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이렇게 다시 모인 것만으로도 두근두근거린다”고 했다. “우린 눈빛만 봐도 다 아는 사이였다. 세월이 많이 흘렀지만 다시 모인 것만으로도 뭔가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라고 덧붙였다. 서재응의 표정도 상기됐다. 서재응은 “아, 그때 나랑 병현이가 경기 다 지키면서 했다. 이제 병현이가 오면, 우리 둘이 중간에서 확실히 지킬 수 있을 것 같다. 그때 그 기분이 다시 난다”고 말했다. 김병현도 벅찬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김병현은 구단을 통해 “야구를 시작할 때부터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고 싶었는데 이제서야 그 꿈을 실현하게 됐다”며 “재응·상훈 선배, 희섭이와 함께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 한 팀에서 한 유니폼을 입고 뒤게 돼 영광”이라고 전했다. 광주일고 출신인 KIA 선동열 감독은 김병현을 불펜으로 쓸 계획이다. 선 감독은 “2년간 어린 선수 키워보려고 했는데 잘 안되더라. 역시 야구는 베테랑들이 하는 것”이라며 “2군에서 불펜으로 계속 뛰었다. 잘 해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역시 광주일고 출신인 넥센 염경엽 감독도 “고향 팀에 좋은 모습으로 보내게 된 것 같아 다행이다. 기회를 잘 살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병현은 이른 시일 안에 1군에 등록될 전망이다. 최희섭은 지난해 무릎 수술 뒤 재활 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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