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아재 키스톤? 오빠라 불러다오
- 작성일
- 17-03-15 00:48
KIA 타이거즈 내야수 김선빈과 안치홍은 프로 입단과 함께 팀을 대표하는 선수로 자리한 무서운 아이들이었다.
고등학교를 막 졸업한 안치홍과 고졸 2년 차 김선빈은 프로야구 최연소 키스톤 콤비를 구성하며 ‘꼬꼬마 키스톤’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2017시즌은 두 사람이 ‘예비역’으로 새로 출발하는 해다. 두 사람은 지난해 가을 군 제대와 함께 바로 팀에 합류했지만 짧은 시간, 기대보다는 많은 걸 보여주지는 못했다. 지난해의 아쉬움을 뒤로 한 두 사람은 야구 인생 2막을 열기 위해 스프링캠프에서 부지런히 뛰었다.
각각 상무와 경찰청에서 군 복무를 하느라 떨어져 있던 김선빈과 안치홍은 이번 캠프에서는 실과 바늘이었다.
“수비 배우는 게 많이 달랐다. 다이빙해서 공을 잡는 것이 아니라 안정적으로 공을 처리하는 데 많은 비중을 뒀다”는 김선빈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기본부터 착실하게 수비 훈련을 했다”는 안치홍.
공격적인 부분에서는 큰 변화를 주지 않았다. 김선빈은 “예전에는 주로 밀어쳤는데 상황별로 타격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안치홍은 “방망이는 크게 바꾸기보다는 팔꿈치 붙여나가는 쪽에 신경을 썼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신경을 쓴 부분은 ‘몸’이었다. 매년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던 두 사람에게 지난해도 예외는 아니었다. 안치홍은 엉덩이·등 통증으로 고생했고, 김선빈은 경기 도중 발목 인대를 다치기도 했다.
안치홍은 “복귀해서 공은 보이는데 생각대로 몸이 안 따라줬다. 등 쪽에 통증이 있어서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 아쉽게 통증 때문에 마무리캠프에도 참여하지 못했다”며 “몸 관리에 많이 신경 썼다”고 말했다.
김선빈도 풀타임을 뛸 수 있는 몸을 만드는 데 공을 들였다.
김선빈은 “체력적인 부분에 집중했다. 자주 아팠는데 전 경기를 다 뛰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캠프를 치렀다. 경기도 예전보다 많이 치러야 하는 만큼 체력 준비를 많이 했다”고 언급했다.
‘마음’은 이번 캠프에서 가장 달라진 부분이다. 어느 해보다 즐겁게 캠프를 소화한 두 사람, 떠나있던 시간 만큼 책임감은 묵직해졌다.
김선빈은 “캠프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눈치 안 보고 하고 싶은 것을 해보고, 즐겁게 캠프를 치렀다”면서도 “행동 하나하나에 신경을 더 쓰게 되더라”고 중고참 자리에 관해 이야기했다.
그는 “옛날에는 생각 없이 움직이기도 했는데 지금은 더 많이 생각하고 행동하게 된다. 중간에서 선배·후배들 챙겨야 하고 팀에서 하는 역할과 마음이 많이 달라졌다”고 웃었다.
안치홍의 표정도 부쩍 밝아졌다. 야구를 대하는 자세도 달라졌다.
안치홍은 “캠프 초반에는 긴장도 되고 설레기도 했는데 며칠 만에 적응해서 편하고 즐겁게 했다”며 “원래 성격이 예민한데 즐겁게 하려고 했고 야구 보는 시야가 넓어지고 마음도 많이 편해졌다. 앞으로도 지고, 경기가 잘 안 풀리면 생각이 많겠지만 스트레스 덜 받고 야구를 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또 “이제 후배도 많고 밑에서 보는 시선도 있다. 감독님께서도 그런 부분을 부탁하셨는데 바른 모습을 보이려고 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하겠다”고 언급했다.
‘꼬꼬마 키스톤’이라는 애칭이 어색해진 나이와 위치. 안치홍은 “선빈이 형이 (키가) 꼬꼬마니까 꼬꼬마 키스톤은 맞다”고 미소를 지었고, 김선빈은 “팬들이 이미 아재 키스톤이라고 부르시더라”며 웃었다.
‘예비역’으로 돌아온 두 사람이 어떤 키스톤 콤비로 거듭날지, 14일 개막하는 시범경기에서 그들의 리허설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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