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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치꼬리의 러브스토리]

[재탕] 당신을 사랑할께요 - <12. 당신만을 사랑할께요. Fin>

작성일
08-12-23 17:46
글쓴이
퍼스나콘 [HB]멜치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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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당신만을 사랑할께요.)




카오스란 말은 이럴때 쓰는 단어일까.

 

어떻게 해야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였다.

 

연주에게도 경서에게도 신뢰를 주지 못하고, 두사람에 대한 나의 감정이 어떠한 것인지 나 스스로도 판단할 수 없었다.

 

 


연주는 전북으로 전출 신청을 하였고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올라오려는 사람은 널리고 널려 일주일도 안되어 전주지사로 발령이 나버렸다.


5월 10일 결혼식은 취소되었다.

 

 

 


경서는 말했다.   중요한건 자기가 아니라 내가 결정해야한다는 것이라고...

 

연주는 말했다.   내가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누구냐고...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어느 한쪽으로든 결정을 해야했다. 둘 다는 허용되지도 않고 그럴 수도 없다.

 

아니 내가 결정을 한다고 그녀들이 나를 받아들여 줄련지도 모르는 일이였다.

 


그녀들이 나를 받아들여주던, 아니던 그것은 다음 문제였다.

 

 

 


내 자신을 찾고 싶었다.

 

회사에 휴가를 신청했다. 휴가철이 아니였음에도 과장님은 최근의 나의 결혼 연기 (표면상으로는 그러했다.)때문임을 짐작하고 2년차 신입사원인데도 1주일의 시간을 주었다.

 

 


설악산을 갔다. 6월의 녹음이 그동안 답답했던 내 가슴을 좀 풀어지게 했다.



첫날은 소공원에서 등반을 시작하여 비선대를 지나 양폭대피소에서 하루를 묵었다. 산바람이 너무 추워 대피소 안이 한 겨울 같았다.






둘째날은 회운각과 대청봉을 등반하고 빠른 걸음으로 산을 타서 수렴동대피소에서 하루를 묵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날 온 몸을 땀과 비로 젖어 아침부터 하루종일 높은 산을 오르락 내리락 하며 내 자신의 극한 상황까지 내몰았다. 나중에는 너무 힘이들어 눈물이 나는데 가슴의 답답함과 머리속은 아직 정리되지 않았다.






세째날은 새벽 일찍 일어나 마등령에 올라 설악산 깊은 계곡과 산안개를 뚫고 올라오는 장엄한 일출을 바라보았다.




매일 매일 이렇게 태양은 떠 오르는데 왜 나는 방황하고 있는지에 대하여 자신을 자책하였다.  오후에는 공릉능선을 타고는 회운각대피소에서 하루를 잤다. 몸은 너무 피곤한데 잠이 잘 오질 않았다.




설핏 잠이 들었다.


잔디와 나무들의 조경이 잘되어 있는 공원이다.


하얀 브라우스와 꽃무늬 프린트 치마을 입고 등까지 웨이브진 머리가 찰랑찰랑하는 한 여인이 등나무 아래에서 조용히 책을 보고 있다.


머리카락 때문에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아 곁으로 다가가니 고개를 들어 나에게 미소를 지어주는데 그녀 주변이 하얀 빛으로 둘러 쌓이더니 잠에서 깨어나 버렸다.  그녀가 누구였는지 깨어나 보니 정확히 기억나질 않았다.


 


내쨋날은 둘째날 같이 비가 부슬부슬 내렸다.


고성 끝자락 우리나라 최북단인 통일전망대에 아침 일찍 갔다.  비오는 평일날 오전에 그곳을 찾는 이는 거의 없었다.





한적하다 못해 고즈녁하기까지한 그곳에서 내가 갈 수 있는 가장 마지막 끝 길을 보았다. 길은 그곳에서 끊어지고 더 이상 나아갈 수 없었다. 

 

 

 


비를 맞으며 바다와 산이 어울어진 해변을 바라보는데, 부딪치는 파도 소리가 언덕 위 내 귀까지 들려온다.

 

갑자기 어제 꿈에서 나온 그녀의 얼굴이 선명하게 기억이 난다.


갑자기 눈물이 막 쏟아진다.

 


그렇구나. 결국 그런거였구나. 


나는 잊혀지는것이 그리 두려웠구나.  길이 끝나는 것을 그리 두려워 했던 것이구나... 


왜 이제서야 그걸 알게되었을까.    왜 새로운 길을 열려고 하지 않고 길이 끝나는 것에 연연하였는가.

 

 


길이 끝난 곳에 와보니 새로운 길이 보인다.

 


이제는 정녕 떠나보내야 할 그사람에 대한 미안함과 너무나 보고 싶은 그녀 생각에 격정을 참지 못하고 난간에 기대어 바다를 바라보며 엉엉 울고 말았다.  그녀가 너무 보고 싶었다.



전망대를 나와 공중전화를 찾아 이제는 내 기억에서 떠나보낼 그사람에게 전화를 했다.


정녕 미안하다고, 너무 아프게 해서, 너무나 아프게만 해서 정말 미안하다고 전화를 했다.

그리고 이제 그녀에게 가고 싶다고,  나를 용서해달라고 했다.


그사람은 조용한 목소리로 잘 결정했다고 말해주었다.  그사람도 목소리가 약간 잠기는 듯 하였지만 씩씩한 목소리로 말해주었다.   나와의 시간을 추억속에 잘 접어두겠다고, 잊혀질 것을 두려워 말고  새로운 시작에 용기를 내라고...




고성에서 버스를 타고 강릉에 도착하여 그녀가 있는 곳에 갈 수 있는 버스 티켓을 끊고 차시간을 기다렸다.




비가 내리는 터미널에서 만나고 헤어지는 사람들. 


삶이란 그런 것 아닌가.  만나고 헤어지고, 또 만나고 헤어지고...


그녀가 나를 받아줄지 알 수 없었지만, 시작에 두려워 말라는 그 사람의 말이 용기가 되었다.


 


그래.  헤어져야 새로운 만남을 시작할 수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 새로운 길이 시작되는 것처럼...


 

 


그녀가 있는 도시에 도착하니 퇴근 시간이 다 된 시간이였다. 서둘러야만 했다.


4일간 산행을 하며 수염을 깍지 않아 덥수룩한 몰골이였지만 너무나 그녀가 보고싶어 한걸음에 사무실에 도착하였다.



업무 마감시간이 그리 많이 남지 않아 사무실은 사람들로 조금 붐볐다.







모자를 푹 눌러쓰고, 배낭을 매고 등산용 파커 깃을 바짝 올린 상태로 그녀가 앉아있는 테이블 앞에 서서 혀로 목 안을 지긋이 눌러 변조한 다음 말을 건냈다.


"저 말씀좀 여쭐께요."

 


서류를 보던 그녀가 고개를 들고 바라보는데 깊게 눌러쓴 모자와 덥수룩한 수염으로 즉시 나를 알아보지 못한다.


"살인과 무임승차중 어떤게 더 나쁜 건가요?"


내가 전하는 말에 깜짝 놀라 벌떡 일어나는 그녀를 보며 모자를 천천히 벗었다.


"살인과 무임승차중 어떤게 더 나쁘냐구요..."


그녀가 어벙벙한 표정으로 서있다가 살짝 미소를 띄우고는 고민하듯 답한다.


"살인도 나쁘지만............ 남의 사랑에 쉽게 무임승차 하려는 사람은 더 나쁜 사람에예요."


 


나는 테이블 안쪽에 서있는 그녀의 왼손을 잡고는 주머니에 들어있는, 그녀가 그날 책상밑에 떨어뜨리고 간 커플반지를 꺼내 그녀의 약지에 끼어주었다.




"이 반지를 되돌려 줄려고 왔어.  이건 네것이잖아.  링의 크기를 늘렸으니 새끼 손가락에 끼우지 않아도 돼.  이제는 빠지지 않을꺼야..."

 

 


아무말 없이 그녀는 반지만 만지작 거리며 있었고 나는 돌아서서 사무실에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말했다..


"저 여러분! "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된다.

 

"제가 이여자분에게 할 말이 있습니다. 다들 업무차 오셔서 바쁘실텐데, 죄송하지만 그녀에게 한마디 전하기 위해 여러분의 시간을 잠시 양해받아도 되겠습니까?"


주변 사람들이 재미난다는 표정으로   "함 해보랑께.“   "아따 할라면 빨리 하지 왜이로코롬 뜸을 드린댜" 하며 거들어준다.

 

 


나는 심호흡을 하고 그녀를 바라보며 큰 소리로 외쳤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이젠 당.신.만.을. 사.랑.할.께.요......"

 

주변 고객들의 와...하는 박수소리에, 그녀는 볼우물 깊이 수줍은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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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너무나도 화사한 미소를 바라보며 내 자신에게 읊죠렸다.


' 불안했던 내 청춘이여....    안.녕.          이 인사를 마지막으로 추억의 책장 속으로 너를 접는다. '


' 안타까웠기에 더 찬란하고 애잔하였던 시간들이여... '

 

 

 

' 안녕.  안녕... 이제는 안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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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5월 10일 토요일 13시.  박민수와 김연주는 1년 동안 미뤄두었던 결혼식을 올렸다.


흥행은 대 성공이였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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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다 옮겼다.  헥헥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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