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전에 스무살 처자가 제 우산 속으로...
- 작성일
- 12-04-03 00:24
버스커버스커를 들으며
'아 봄비에 봄노래로구나~'하는 생각과 함께
집으로 들어오는 길 ;
괜히 잠시 뒤를 돌아봤는데....
어떤 처자 하나가 비를 맞으며 걷고 있더라고요
"우산 씌워드릴까요...?"
라는 말은 언제나처럼 허공을 맴돌뿐이고...
저는 그냥 다시 고개를 돌려
제 갈길을 가고 있었는데
불쑥 그 처자가 제 우산 속으로 ;;;;;;;
머라고 하는데 잘 안 들려서
이어폰을 귀에서 뽑고는 되물었죠...
"네?"
"저 집에까지 좀 데려다 주시면 안 되요? 제가 지금 술을 마셔서..."
뭐 대강 비오니까 우산 씌워달라는 말인 줄 알고는 대답했죠
"네 그래요, 집이 어디쯤인데요?"
"그냥 저 따라와주세여...."
그래서 그냥 우산 대강 씌워 같이 걸어가는데
처자의 걸음걸이가 영 비틀비틀 불안불안...ㅋㅋ
술을 마니 마신건지 뭔지...
근데 우째 또 신기하게
처자의 발걸음이 저희 집쪽을 향하네요...
저희 집 들어가는 골목 앞에서 한번,
그리고 저희 집 앞에서 또 한번
"여기가 항상 무서워요...." 라고 하길래 ;;;
"여기가 울 집이에요"라고 말하곤
'10년쯤 살았는데 별로 안 무서운 곳'이라고 덧붙여주려던 찰나
"어 그럼 그냥 들어가실 거에요? 저 무서운데..."라 카드라구요;;;;
그러구선... 저희 집이 있는 코너를 돌아
주욱 길이 이어진 곳으로 들어가는데...
밖에 나와 담배피고 있던 아저씨가 이집 저집에 한명씩 나와 우리를 지켜보고 있.....
괜히 좀 분위기가 싸하긴 했;;;;ㅋㅋㅋ
그렇게 한 100m 쯤 가니
그 처자 집이 나오더라고요...
"저기가 저희 집이에요"라는 처자의 말에....
막 착한 일을 하나 했음에
맘이 뿌듯해질라는 찰나
다행히도 +_+
그때쯤부턴 저를 경계하는 모드로... ㅋㅋㅋㅋㅋㅋㅋ
"어... 언능 가세요...." 하면서
저 가는지 확인만 하고는
인사도 없이 쑤욱 들어가버리는데.... ㅋㅋㅋㅋ
아 봄노래 봄비 스무살 처자 =ㅅ=....
아무 것도 없고
논문 진도는 얼마까지나 나갔냐는 교수님의 목소리만 귀에 맴도는
슬픈 4월의 첫번째 월요일지나고 화요일에
저는 이렇게 베팍에 글 하나 적립....
하아 우울하네염 +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