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원춘 인육설과 괴상망측한 인식들
- 작성일
- 12-07-02 00:54
오원충인가 춘이가 여튼 이상한 미친 놈 때문에 나라가 흉흉한데...
살인을 했걸랑 싸게싸게 튀든지 할 것이지 자기 집에서 일정한 크기로 인육포를 떠서 스무 점씩 가지런히 비닐 포장해서 14 팩을 만들었다는게 우발적 살인이라고 결론내릴 수는 없겠죠.
우리나라 법률용어가 떨거지 같은 ㅄ이 번역해놔서 그런 거겠지만 유죄의 반대는 무죄가 아닙니다. 혐의없음이죠. 죄가 있는지 없는지를 법원이 어떻게 압니까? 판사가 신도 아니고. 그러니 길티의 반대는 이노센트가 아닌 낫길티겠죠.
여튼 웃기지도 않은게 법원은 유죄라고 판단할 근거가 부족하니 혐의 없다고 결론낸 것인데 그걸 결백을 손들어줬다고 생각하는 분들의 인식도 좀 위험하다 싶고...
가장 무서운 건 "중국의 인육풍습이 아직도 현존한다"는 인식이죠. (단어부터 일단 틀렸죠. 인육이 아니라 인육섭식, 식인 정도겠죠. 근데 죄다 인육이라 쓰고 인육섭식으로 이해하는 글들 투성임)
저런 인식의 근간이 된게 이미 사학계에선 오래된 떡밥인 공자의 식인설인데... 책 이름 기억 안나는데 고서에 보면 공자가 평소 해라는 음식을 즐겨 먹다 어느 왕에게 미운 털 박혀 그 왕이 공자의 제자를 죽여 그 인육을 해로 만들어 공자 밥상에 올렸다고 하죠. 그래서 공자가 다시는 해를 안 먹게 되었다고 나옵니다.
그런데 이걸 아, 해라는 음식은 인육으로 만든 음식이구나 (첫 번째 아스트랄한 단정)
그런데 해를 즐겨 먹어? 공자가 식인종이네 (두 번째 ㅄ스런 확정)
자기 제자니까 차마 못 먹고 인육을 끊었네 (ㄷㄷㄷㄷ 이 엄청난 논리력 대장들)
그런데 조금만 수고를 해서 구글링해보면 해는 사슴이며 물고기며 온갖 고기류로 만드는 "젓갈류" 음식의 이름일 뿐입니다. 게다가 젓갈 좋아하던 공자가 제자의 몸이 젓갈로 올라오니 기겁을 해서 이후로 젓갈만 보면 ㄷㄷㄷ했다는 기록인데 그걸 대체 어떻게 저렇게 해석할 수 있는 걸까요?
또 하나 최근 신문기사들 보면 한결 같이 공자의 식인설 얘기하고 다음에 진시황제에 이르러 공공연하게 인육시장이 형성되었다고 나옵니다. 그런데 공자 얘기는 인용하는 고서의 제목을 언급하고 확인할 수 있게 해주면서 (저도 기사보고 원문 찾아봤습니다. 유명한 거더군요) 진시황 인육시장 얘기는 어느 고서에 확증할 자료가 나오는지 언급하는 기사를 본 적이 없습니다.
한 마디로 공자 식인설 뒤에 묻혀가려는 수작인 거죠. 쓰레기들....
그렇게 딱 두개 예시를 들면서 (그나마 엉터리 근거랍시고 있는 건 공자 건 하나 뿐입니다.) 이래서 중국은 식인이 전통풍습이다 그렇게 결론을 짓습니다 ㄷㄷㄷ 이런 미췬....
물론 최근 태아 인육캡슐 문제가 큰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미안하지만 프랑스 유명 화장품 회사에선 태반 크림도 만듭니다. 태반이 엄마의 몸인지 태아의 몸인지도 모르게 둘을 잇는 여튼 "인체의 일부"인데 그걸로 버젓이 뭔가를 만들어 우리가 소비하죠.
즉 인육을 이용한 인류의 변태스러운 활용법은 미안하지만 세계 도처에 다양하게 조용히 뿌리내리고 있다고 봐도 좋을 듯 합니다. 그게 대륙의 기상(?)과 만나 더 변태같은 꼴을 만들어낸 것 뿐이겠죠.
공자 얘기에 나오는 것처럼 정치적 목적으로 인육을 먹이거나 먹는 일들은 동서고금 역사에 정말 자주 등장합니다. 그렇다고 그 이야기의 주인공들이나 그 주인공의 민족이 모두 식인종인가요?
뜨신 밥 매일 먹고 세계 최고의 고등교육을 받은 나라 사람들이 왜 이렇게 차분하게 생각해보고 구글링 몇번 해보면 믿을 소린지 아닌지 뻔한 얘기들조차 구별 못 하고 똥오줌을 못 가릴까요... 진짜 헛교육들을 받고 자라나 봅니다...
그러는 와중에 인터넷엔 9세 여아를 중국인들이 해체해서 먹었다는 사진과 태아를 삶아 먹는 요리과정을 자세히 촬영한 사진이 세계적으로 나돌았죠. 물론 이 모두는 fake입니다.
게다가 두바이에서 중국인들이 인육을 먹다 식중독에 걸려 배를 촬영하니 사람 손가락이 나왔다는 기사를 어리버리한 외국의 인터넷 신문이 싣게 되면서 일파만파로 퍼져나가게 되었었죠.
상당수 사람들 판단력이 뭔가 한참 위험한데 거기다 인터넷과 SNS를 쥐어줘서 사태가 더 걷잡을 수 없는 것 같기도 하고.... 참 아슷흐랄한 오늘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