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KBL 정리(10) - 그들의 복귀
- 작성일
- 12-02-06 07:03
1. 원주 동부 (37승 7패)
2월 1주 : 2승(삼성, KT) , 평균 76득점 68실점 득실차+8
2경기를 쓸어 담으며 여러가지 기록을 세웠다. 진행중인 11연승은 프로농구 역대 최다 연승 공동 2위에 해당한다.(1위는 04-05시즌 안양 SBS의 15연승) 강동희 감독은 프로농구 개인 통산 최소 경기 100승을 달성 했다.(151경기) 여기에 지난해 10월에 이어 1월에도 모든 경기에서 승리 했다.(이번 시즌 월별 성적 10월:8승 11월:8승4패 12월:10승3패 1월:9승 2월:2승)
이광재가 돌아왔다. 한눈에 알아 볼수 있을 정도로 몸이 좋아졌다. 복귀전에서 과거에 볼수 없었던 파워풀한 수비를 보여줬다.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알수 있는 부분. 여기에 높고 예쁜 슛 포물션은 여전했다. 아직 팀 플레이에 녹아들지 못하면서 가끔 어리버리한 모습도 나왔지만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해결될 부분이다.
이광재는 기존의 주전 슈팅가드 황진원과는 다른 스타일이다. 황진원이 수비가 좋고 공격 조립에 능하다면 이광재는 슛이 좋은 전형적인 공격 가드. 이광재의 수비력도 나쁘진 않지만 황진원이 워낙에 수비를 잘한다. 투맨 게임에 있어선 황진원은 상대의 수비를 흔드는게 목적이라면 이광재는 직접 해결하는 타입. 두 선수가 번갈아 나오는 경우가 많겠지만 상황에 따라서 동시에 투입 될수도 있다. 그 누구도 소외되는 법 없이 충분히 공존 할수 있을 것이다.
이번 시즌 동부는 3점슛 성공률 1위(36%)를 기록할 정도로 외곽슛이 강한 팀이지만 전문 슈터는 딱히 눈에 띄지 않는다. 굳이 분류를 하자면 최윤호 와 진경석이 전문 슈터 지만 출전시간이 적다. 박지현(40%) 윤호영(42%) 안재욱(39%) 황진원(32%)가 잘해줬지만 뭔가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슛이 빠르면서도 정확한 S급 전문 슈터가 늘 아쉬웠다. 이런면에서 이광재의 가세는 팀에 엄청난 도움이 될것이다.
별로 반갑지 않은 소식도 있었다. 바뀐 규정에 의해 로드 벤슨과 재계약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물론 동부만이 아닌 모든 구단에 적용되는 규정 이지만 동부가 사실상 유일한 피해자다. 현재 재계약이 유력했던 외국인선수는 동부 벤슨, 오리온스 크리스 윌리엄스 였고 LG 애런 헤인즈와 SK 알렉산더 존슨도 가능성이 있었다. 근데 동부를 제외한 오리온스, LG, SK는 외국인선수 드래프트 1~4순위 지명권을 얻는게 거의 확실히 된다. 그에 비해 동부는 9~10순위 지명권을 갖게 될 것이다. 암튼 이번 시즌을 끝으로 벤슨이 떠나게 되면서 동부의 하프 코리안 영입 계획에 변화가 생길듯 싶다.
2. 안양 KGC (30승 13패)
2월 1주 : 1승(전자랜드) 1패(LG) , 평균 75득점 73.5실점 득실차+1.5
2011년 마지막 날까지만 해도 1위 동부에 1.5승 뒤진 2위 였다. 하지만 동부가 단 한번의 패배 없이 내리 9번을 이긴 1월 한달간 KGC는 5승 4패로 부진했다. 동부는 멀리 달아났고 3위 KT는 사정권 안에서 추격중. 1위 경쟁은 진작에 끝났지만 2위 경쟁은 이제 부터 시작이다.
로드니 화이트를 내보내고 크리스 다니엘스를 영입했다. 교체 이유는 골밑에서 무게감이 떨어지는 화이트를 데리고는 플레이오프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 할수 없기 때문. 이런면에서 다니엘스는 아주 좋은 선택이다. KBL에서 3시즌을 뛴 다니엘스는 기량이 충분히 검증되었고 특히 골밑에서의 위력은 그 어떤 외국인선수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2년전에 이미 안양에서 뛰어본 경험도 있다.
다니엘스는 5경기에서 평균 19.6득점 11.8리바운드 1.4블록슛 야투성공률 62% 을 기록했다. 퇴출된 화이트(19.5득점 7.7리바운드 1.2블록슛 53%)와 비교하면 리바운드 와 야투성공률이 아주 좋은편. 기록으로 보나 실제 경기를 보나 기대했던 골밑 강화 효과는 분명히 나타나고 있다. 경기당 1.6개의 스틸을 기록했던 화이트가 없기에 한경기 팀 평균 스틸-턴오버 유발 수치가 다소 떨어졌지만 그리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다. (시즌 평균 9.3스틸 14.2턴오버 유발 -> 다니엘스 영입후 평균 7.8스틸 11.4턴오버 유발)
문제는 아직 다니엘스가 팀 플레이에 적응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가드진이 다니엘스의 위력을 잘 살리지 못한다. 다니엘스가 골밑에서 자리를 확보해도 좋은 각도에서 제 타이밍에 들어오는 엔트리 패스가 적다. 그렇기에 일단 다니엘스에게 투입 한후 이루어 지는 공격이 잘 안되고 있다. (아말 맥카스킬을 이용해서 많은 외곽 찬스를 만드는 SK와 대조적이다. 맥카스킬과 다니엘스의 피딩 차이를 감안해도 대조적이다)
다니엘스와 공격을 만들어 가는 선수들도 너무 가드진에 한정되어 있다. 주전 포인트가드 김태술은 골밑보다는 외곽 플레이어를 살리는데 능하고 다니엘스의 활동범위는 화이트에 비해 좁은 편. 여기에 기존 포워드 자원의 수비진을 휘젓는 능력이나 빈도가 떨어진다. 이런 이유때문에 다니엘스를 활용하는 공격을 전개 할 경우 매우 정적이며 가드진과 빅맨 사이의 중간 단계가 생략된 뭔가 허전한 느낌이 든다.
4일에는 다니엘스 영입 이후 가장 활발한 공격력을 뽐내며 숙적 전자랜드를 잡아 냈다. 근데 공격이 잘 된 이유는 다니엘스가 참여하는 공격을 줄이는 대신 오세근을 이용하는 투맨 게임과 빠른 공격 빈도를 늘렸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 전까지 최근 8경기에서 평균 10.3득점 야투성공률 47%로 부진했던 오세근은 포스트업 시도를 줄이는 대신 페이스업 과 속공 가담 빈도를 늘리면서 팀 공격을 이끌었다.)
3. 부산 KT (27승 16패)
2월 1주 : 1승(KCC) 1패(동부) , 평균 72.5득점 75실점 득실차-2.5
하승진이 복귀한 KCC를 잡아내며 "KCC 킬러" 임을 증명했다. 하지만 동부에게 대패하며 주간 전적 1승 1패를 기록했다. 2위 KGC와는 지난주와 변함없는 3승차. 비록 승차를 줄이진 못했지만 2위 KGC는 여전히 사정권 안에 있다.
3일 KGC전에서는 찰스 로드가 KCC 하승진의 느린발을 공략하는 중거리슛으로 대량 득점을 했고 송영진이 도움 수비를 이용해서 KCC 심스를 잘 막은 덕에 승리했다. 시즌 상대 전적 4승 1패의 압도적 우위. 반면 5일 동부 전은 스크린을 이용하는 투맨 게임 공격이 완벽하게 막히면서 대패했다.
박상오가 확실히 살아 났다. 5일 동부전을 치루기 전까지 최근 5경기에서 평균 17득점 야투성공률 49% 3점슛성공률 44%(7/16)를 기록하며 맹활약을 펼쳤다.(동부전에서는 윤호영의 수비에 막혀 단 2득점에 그쳤다. 하지만 이제 이런 논의에서 동부전 기록은 좀 빼도 될듯 싶다.) 여기에 군복무 중이던 김영환이 전역후 팀에 합류했다. 김도수의 부상 이탈이 아쉽지만 포워드 라인은 그 어느 팀에도 밀리지 않을 만큼 탄탄해 보인다.
이번 시즌 최대 약점인 외곽슛도 좋아지고 있다. 최근 5경기 3점슛 성공률은 40%(34/84)로 시즌 평균(32%) 보다 훨씬 높다. 공교롭게도 4.3%(1/23)라는 최악의 3점슛 성공율을 찍은 1월 14일 LG전 이후 정확도가 올라갔다. 부활한 박상오와 함께 에이스 조성민(3점슛 성공률 53%,16/30)이 경기당 3점슛 3개 이상을 적중시키며 외곽 공격을 이끌었다.
찰스 로드를 교체 하기 위해 올스타전 휴식기에 제리드 페이머스 라는 선수를 데려와 테스트 했다.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여줬는지 그냥 돌려 보냈고 당분간 로드로 계속 간다고 한다. 근데 그가 로드의 대안이 될수 없다는건 굳이 직접 불러 테스트 하지 않고 대학시절과 D-리그 기록만 봐도 쉽게 알수 있었다. 몇시즌에 걸쳐 경기당 1개 미만의 어시스트를 하는 선수는 "팀 플레이 미숙과 떨어지는 농구 센스" 때문에 교체되는 로드의 대안이 절대 될수 없다.
4. 전주 KCC (24승 20패)
2월 1주 : 2패(KT, 전자랜드) , 평균 82.5득점 88실점 득실차-5.5
2경기를 모두 내줬다. 공교롭게도 3위-5위 팀에게 차례로 패했기에 더 뼈아프다. 3위(KT)와의 승차는 벌어졌고 5위(전자랜드)는 턱밑까지 쫓아왔다. 한때 4강 플레이오프 직행을 꿈꿨지만 이제는 전주에서의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을 장담할수 없다. 최근 7경기 1승 6패. 가뜩이나 부진한 가운데 전태풍과 정민수가 부상때문에 5일 경기에 결장하면서 분위기가 더 다운 되었다. 부상을 당했던 하승진이 올스타전 휴식기 동안 경기에 나설수 있을만큼 회복된게 유일한 위안 거리.
3일 KT전과 5일 전자랜드전 모두 80득점 이상을 기록할 만큼 공격은 비교적 잘 되었다. 가드진이 하승진에게 제때 공을 넣어주지 못한게 아쉬웠지만 전체적인 공격력은 준수했다. 문제는 평균 88점을 내준 수비. KT는 로드의 중거리슛이 폭발했고 전자랜드는 힐을 이용하는 투맨 게임이 좋았다. 하승진의 수비 폭이 좁다는걸 집중적으로 공략한 것이다. 이 부분은 데뷔 이후 하승진이 계속 안고 가는 약점이지만 이번 시즌은 유독 더 부각되고 있다.
디숀 심스를 교체 하기 위해 리 네일런 이라는 선수를 데려와 테스트 중이다.(11-12시즌 KBL 챔프전이 시작되기 3일전인 2011년 4월 13일 유로 바스켓 이스라엘 페이지에 네일런이 KCC와 45만 달러에 계약 했다는 기사가 나왔었다.) 5일 KCC-전자랜드 전 중계 방송에서 교체 없이 심스와 시즌 끝까지 간다는 자막이 나왔지만 아직 확실한 기사가 나오진 않았다.
5. 인천 전자랜드 (23승 21패)
2월 1주 : 1승(KCC) 1패(KGC) , 평균 79.5득점 82실점 득실차-2.5
올스타전 휴식기 이후 1승 1패를 기록했다. 이번 시즌 강한 면모를 보인 KGC에 패했지만 4위 KCC를 잡아내며 1승차로 다가섰다. 최근 8경기에서 5할 승률에 그쳤지만 KCC의 부진 덕에 4위까지 넘보게 되었다. 6위 모비스와는 3승차.
4일 KGC전은 허버트 힐을 이용하는 공격이 잘 통했지만 문태종이 부진했고 KGC 오세근의 투맨게임과 페이스업을 잘 막지 못했다. 여기에 포인트가드 대결에서 신장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면서 패했다. 5일 KCC전은 이현호의 완벽한 수비와 문태종의 공격력을 앞세워 승리 했다.
힐의 수비가 약하다는건 이제 누구나 다 알고 있다. 그렇기에 힐이 자신 보다 18cm나 큰 하승진을 완벽하게 막아주길 기대하는 바보는 없다. 하지만 최소한의 제어는 해줘야 한다. 공격 리바운드를 14개나 허용하는건 정말 곤란하다. 이번 경기뿐만이 아니다. 생각해보면 전자랜드를 상대하는 팀은 유독 공격 리바운드를 많이 잡는다.
골밑 수비의 첫번째 단계는 상대방에게 좋은 자리를 내주지 않는 것이다. 힘으로 버티거나 앞서서 공 투입을 어렵게 해야 한다. 공이 투입된 이후에는 강하게 몸싸움을 하거나 블록슛을 시도하면서 상대방의 슛 밸런스를 무너뜨러야 한다. 마지막으로 슛이 안들어 갈 경우 리바운드를 해야 한다. 수비의 마무리는 리바운드이다. 하지만 힐은 블록슛을 제외한 다른 부분을 아주 소홀히 하고 있다. 힐보다 이현호가 외국인선수를 더 잘막는 경기가 더 이상 나와선 정말 곤란하다.
6. 울산 모비스 (20승 24패)
2월 1주 : 2승(SK, 오리온스) , 평균 86득점 80실점 득실차+6
올스타전 휴식기 이후 2연승을 달렸다. 공교롭게도 6강 진출에 대한 희망을 아직 버리지 않은 8위 SK와 9위 오리온스를 연파하며 사실상 두 팀의 산소 호흡기를 떼준 것이다. 이제 모비스의 6강 행을 위협할수 있는 팀은 7위 LG 뿐. LG도 마찬가지로 2연승을 달려 승차는 변함 없지만 모비스가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다. 10여 경기 남은 시점에서 3승차는 결코 적지 않기 때문. 여기에 드디어 그토록 기다리던 그분이 오셨다.
이번 시즌 모비스의 1차 목표는 5라운드 까지 6위권을 유지하는 것이었다. 많은 농구팬들은 모비스의 전력상 목표 달성이 쉽지 않겠지만 만약에 이룬다면 향후 플레이오프 판도를 뒤흔들 태풍의 눈이 될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미 역대급 플레이어로 분류되는 "통합 MVP" 함지훈이 돌아오기 때문이다. 모비스는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며 목표를 달성했고 함지훈은 무사히 귀환했다. 다른팀 관계자-팬들이 정말 상상하기도 끔찍했던 시나리오는 현실이 되었다. MVP 3총사와 프로농구 최고 명장이 이끄는 모비스의 전력은 그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유재학 감독은 함지훈과 레더의 공존에 대해서 걱정을 했다. "(함)지훈이가 레더와 같은 스타일이라 폭이 좁아질 수 있다. 둘 다 미들슛을 던지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부딪치는 게 많이 생길 것" 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두 선수는 공 소유 시간이 길며 선호하는 공격 방향(오른쪽)도 같다. 차이점은 레더에 비해 함지훈이 좀 더 동료들의 찬스를 잘 봐준 다는 것.
함지훈과 레더 모두 과거 최정상급 빅맨과 같이 뛴 경험이 있다. 함지훈은 브라이언 던스톤과의 호흡이 정말 좋았다. 던스톤은 극강의 수비력으로 함지훈의 약점을 커버했으며 공격시 1대1 보다는 함지훈에게서 나오는 룸 서비스를 잘 받아 먹었다. 그에 비해 레더는 이승준-하승진과의 호흡이 별로였다. 이승준과는 공격 주도권을 놓고 감정 싸움을 벌일 정도. 하승진과는 비교적 원만한 관계 였지만 공격에서 시너지 효과는 없었다. 서로 번갈아 가면서 로포스트를 공략했을뿐. (실제로 하승진의 파트너로 중용된 이는 아이반 존슨이었다.)
함지훈-레더의 조합은 함지훈-던스톤 보다는 이승준-레더 또는 하승진-레더와 더 비슷해 보이는게 솔직한 심정이다. 페인트존은 좁고 공격 제한 시간은 짧다. 공 소유 시간이 긴 두 선수가 공존하는건 쉬운게 아니다. 고유의 스타일을 바꾼다면 이미 그건 S급 빅맨 함지훈(또는 레더)가 아니다. 첫경기 였다는걸 감안해도 4일 오리온스 전에서 보여준 둘의 호흡은 신통치 않았다. 레더는 여전히 공격 욕심이 많았고 함지훈의 찬스를 잘 봐주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가 기대 되는 이유는 감독이 유재학 이고 함지훈은 하승진 이나 이승준보다 농구 센스가 훨씬 뛰어나며 포인트가드가 양동근 이기 때문이다.
7. 창원 LG (17승 27패)
2월 1주 : 2승(KGC, SK) , 평균 86득점 71.5실점 득실차+14.5
2012년의 첫달은 참 힘들었다. 10경기에서 2승 8패에 그쳤다. 이런 성적에도 7위를 유지하며 6강 진출 레이스에 잔류한 가장 큰 이유는 경쟁팀(SK,모비스) 역시 부진 했기 때문. LG는 이번 시즌 12월 까지 80점 이상을 넣은 경기에서 12승 2패를 기록했지만 1월에는 2승 3패에 머물렀다. 특히 +80점 이상 마지막 3경기에서 모두 패했다. 승리 공식이 완전히 깨진 상황에서 올스스타전 휴식기를 맞은 것이다.
하지만 LG는 도저히 종잡을수 없는 팀. 휴식기 이후 파죽의 2연승을 기록했다. 2일에는 KGC를 잡고 이번 시즌 6번째로 전구단 상대 승리를 올렸다. (아직 전구단 상대 승리를 못한 팀은 모비스, SK, 오리온스, 삼성. 네 팀은 각각 2~3개 팀에게 이긴적이 없는데 공통적으로 동부에겐 전부 패했다.) 75점을 넣고 이기며 이번 시즌 80점 미만을 넣은 경기에서 2번째 승리를 따냈다. 4일에는 SK를 맹폭하며 4쿼터를 가비지 타임으로 만들었다. 97점을 넣고 이기며 이번 시즌 80점 이상을 넣은 경기에서 15번째 승리를 따냈다.
80득점 이상 : 15승 5패 , 80득점 미만 : 2승 22패
2연승의 주역은 문태영(KGC전 31득점)-헤인즈(SK전 42득점) 이다. 하지만 좀 더 들여다 보면 수비가 잘 되었기에 이겼다는걸 알수 있다. 두 경기 모두 70점대 초반으로 막을 정도로 수비가 좋았다. (LG 시즌 평균 80.5실점->2연승 평균 71.5실점) KGC전은 투맨게임에 대한 수비가 좋았고 KGC의 트윈타워(오세근-다니엘스)를 서장훈-송창무-헤인즈가 잘 막아내며 파생되는 공격을 차단했다. SK전은 송창무가 SK의 아말 맥카스킬을 도움 없이 거의 혼자 잘 막아내며 파생되는 외곽 공격을 잘 차단했다. 성공한 수비는 고스란히 얼리오펜스로 연결되었다.
문태영의 수비를 보면 과거 방성윤이 생각난다. 두선수 모두 수비력 자체는 우수하고 스틸도 많다. 하지만 자기 상대에 집중 하지 않고 너무 도움 가는걸 의식한 나머지 전체적인 수비 밸런스를 헤치는 경우가 꽤나 잦다는 공통점도 있다. KGC 전에서 문태영은 적극적으로 도움 가는 것도 자기 상대에 전념하는것도 아닌 어정쩡한 수비를 펼쳤다. 그 때문에 순간적인 자기 상대(양희종, 박찬희, 김성철)에게 무려 3점슛 7방을 얻어 맞았다.
"주 공격수" 서장훈의 선수 생명은 이제 끝난듯 싶다. 이번 시즌 그의 야투 성공률은 39%에 불과하다. 중거리슛이 잘 안들어간다. 골밑에서도 자신 보다 무려 14cm나 작은 양희종을 전혀 공략하지 못했다. 오히려 몇년전부터 줄곧 지적받던 "수비력"이 현재 더 경쟁력있다. KBL을 대표하는 국내 빅맨인 김주성과 오세근을 모두 잘 막아낸다. 문제는 두 선수를 막을때만 전력을 다한 다는 것.
(*송창무는 외국인선수에 대한 수비만 보면 국내선수중 이승준, 김주성, 오세근 다음으로 훌륭하다. 근데 왜 국내 선수를 막을 땐 생각만큼 못해주는 걸까? 국내선수를 막는 빈도가 적긴 하지만 그래도 좀 의문이다.=>그래도 이번 시즌 송창무는 정말 끝내주게 잘하고 있다!!)
8. 서울 SK (15승 28패)
2월 1주 : 2패(모비스, LG) , 평균 81득점 95.5실점 득실차-14.5
6연패에 빠지며 8위로 내려 앉았다. 6위 모비스 와는 4.5승차. 11경기 남은 상황에서 결코 적은 승차는 아니다. 이런 가운데 알렉산더 존슨의 복귀가 2월말로 연기 되었다. 6라운드 중반 무렵에 합류하는 것이다.
with 알렉산더 존슨 : 11승 11패 -> with 제스퍼 존슨, 아말 맥카스킬 4승 17패
2일 모비스전에서는 맥카스킬에게 공을 투입 한후 도움 수비를 유발 시켜 외곽 찬스를 잡았다. 슛 성공률(43%)이 높았고 안들어가더라도 밸런스가 잡힌 공격이었기에 맥카스킬이 공격 리바운드에 가담할수 있었다. 반면 4일 LG전에서는 맥카스킬이 LG 송창무의 단독 수비에 막히면서 도움 수비를 유발 시키지 못했다. 다른 방법(주희정, 김선형, 변기훈, 김민수 등이 돌아가며 짧게 판후 외곽 찬스를 봐주거나 김효범처럼 달고 던지는) 으로 많은 3점슛을 시도 했지만 밸런스가 무너진 공격. 들어가면 다행이지만 안들어갈 경우 상대에게 속공을 내줄수밖에 없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많은 외곽 찬스를 만들어 내는 모습은 분명 대단하다. 방법도 다양하고 선수들의 자신감도 충만하다. 전설적인 슈터 출신 감독이 지도하는 선수들 답다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 하지만 아무리 많이 넣더라도 100점 가까이내주면 이길 수가 없다. 어차피 감독의 역량과 선수 구성 면에서 수비력에는 한계가 있다. 그렇기에 현 상황에서 실점을 줄일수 있는 방법은 공격을 제대로 하는 것밖에 없다. 밸런스가 잡힌 공격을 해야지만 성공률이 높고 메이드 되지 않더라도 속공 허용을 줄일수 있다.
부상 때문에 약 2주간 결장했던 김효범은 복귀 이후 3경기에서 평균 19.3득점을 올렸다. 경기당 3점슛을 6개 가까이 넣었고 성공률은 무려 52%(17/33). 슛 셀렉션과 거리를 무시한채 달고 던지는 특유의 "묻지마 3점슛"이 아주 잘 들어갔다.
9. 고양 오리온스 (15승 29패)
2월 1주 : 1승(삼성) 1패(모비스) , 평균 74.5득점 76실점 득실차-1.5
최근 좋아진 경기력이 서서히 결실을 맺고 있다. 아무리 이겨도 밑빠진 독에 물붓기 처럼 느껴질 정도로 위가 보이지 않았지만 이제는 다르다. 8위 SK를 0.5승 차로 추격했고 7위 LG와도 불과 2승차. 5승 차이가 나는 6위 모비스를 잡기는 힘들겠지만 "순위 대비 실속 최고" 인 7위는 충분히 노릴수 있다. (경기수가 적은 탓에 1승에 그치며 5주 연속 2승 이상을 기록하는데는 실패했다.)
시즌 시작과 함께 3승 17패를 기록했지만 김동욱 합류 이후 12승 12패를 기록중이다. 4라운드 부터의 성적만 보면 10승 7패. 생각해보면 김동욱이 합류하기 전에도 승률이 경기력에 비해 지나치게 낮은 감이 있었다. 괜찮은 전력을 갖췄지만 뭔가 부족한 2%가 있었다는 것. 김동욱은 그 부족분을 채우고도 남을 만한 환상적인 활약을 연일 펼치고 있다. 오리온스의 최근 상승세는 쉽게 사그라 들지 않을 것이다.
보강해야 될 부분도 있다. 현재 팀의 기둥은 최진수와 김동욱 이지만 시즌 초중반 까지만 해도 이들 자리에는 이동준과 허일영이 좋은 활약을 펼쳤었다. 두 선수 모두 잘나가는 가운데 부상을 당했고 복귀 이후 팀 내 비중이 대폭 줄어 들었다. 이동준은 부상전 12경기에서 평균 35분을 뛰며 13.7득점 6.5리바운드를 기록했지만 복귀후 평균 13분을 뛰며 5.4득점 1.9리바운드에 그치고 있다. 허일영은 부상전 23경기에서 평균 8.8개의 야투를 시도했지만 복귀후 6경기에서 평균 4분을 뛰며 1.5개 야투 시도에 그치고 있다. 이들도 당당히 제몫을 해내야 오리온스는 더 강해진다.
10. 서울 삼성 (10승 33패)
2월 1주 : 2패(동부, 오리온스), 평균 77득점 80.5실점 득실차-3.5
3연승 이후 2연패에 빠졌다. 하지만 패하더라도 그전과는 확실히 달랐다. 모두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며 박빙 승부를 벌인 끝에 패했다. 이제야 좀 프로다운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아이라 클라크와 이승준의 골밑 플레이가 좋아졌다. 두 선수 모두 정통 빅맨이 아니기에 그동안 기본기에서 문제를 드러내며 많은 아쉬움이 있었던게 사실. 하지만 최근에는 정말 골밑을 잘 사수 하고 있다. 아이라 클라크는 공 수 모두 상대팀 외국인 빅맨과 대등한 대결을 펼쳤고 이승준은 수비 리바운드 만큼은 확실히 사수 하고 있다.
김승현의 플레이도 좋아졌다. 최근 5경기에서 9득점 7어시스트 1.8 스틸을 기록. 전성기를 연상 시키는 모습이 자주 나오고 있다. 잔걸음으로 쉴새없이 움직이며 공간을 만들고 패스 페인팅으로 타이밍을 뺏는 전성기의 모습.
(김승현이 복귀할 무렵 그의 고교 대선배 이충희 위원과 김동광 위원은 다른 의견을 밝혔다. 이 위원은 지금 김승현은 뛸수있는 몸상태가 아니기에 무조건 쉬어야 한다고 한 반면 김동광 위원은 재능을 타고난 선수이기에 몇경기 뛰면서 몸이 올라오면 금방 전성기에 준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지금까지는 김동광 선배의 말이 맞는듯 싶다.)
강화된 골밑과 부활한 김승현은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빅맨의 수비 리바운드 사수에 이은 재빠른 아울렛 패스는 김승현의 속공 전개를 만나 수많은 하일라이트 영상을 양산해 내고 있다. 클라크와 이승준 모두 속공 가담이 적극적이라는 것도 장점. 하프 코트 공격에서도 페인트존 경쟁력이 올라갔기에 포인트가드 김승현은 다양한 선택을 할수 있다.
외곽 공격도 살아났다. 삼성의 최근 5경기 3점슛 성공률은 41%로 시즌 평균(30%)보다 훨씬 높다. 이관희-이병석-허효진 트리오가 분전하는 가운데 이규섭이 돌아왔다. 지난해 12월 초 부상을 당하면서 시즌 아웃이 예상되던 이규섭은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조기 복귀에 성공 했다. 복귀 무대인 3일 동부전에서 승부처인 4쿼터 막판 연속 3점슛을 넣는 베테랑의 저력을 보여주었다.
모든게 발전된건 아니다. 최근 5경기의 평균 턴오버는 18.2개로 시즌 평균(15.4개)보다 오히려 더 많다. 하지만 무작정 나쁘게 볼일은 아니다. 과거에는 정말 아무것도 못하고 턴오버만 했다면 지금은 뭔가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턴오버 이기 때문이다.
